선관위 재건축, 선거 투개표 방식 변경만이 해법
‘재검표’ 쇼로 출구 찾으려는 정치 모략질 강력 규탄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 투표 수 개표’ 구호 속 해법 다 있어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다’는 말이 있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엉뚱한 방법을 쓴다는 뜻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속담이다. 연목구어(緣木求魚)라는 말도 있다.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굳이 하려 함을 비유한다. ‘우물에 가서 숭늉 달랜다’는 말도 떠오른다. 일의 순서와 차례를 모르고 성급하게 결과를 바라는 태도나 방법·시기·장소가 맞지 않아 노력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뜻를 비유하는 속담이다.
당초부터 큰 기대를 갖지 않았던 국회 국정조사특위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엉터리 역할과 기능에 대한 치명적인 문제점들을 부각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부실·부정 의혹으로 얼룩진 선거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의혹을 온전히 해소하는 길을 찾아내는 일에는 턱도 없는 수준이었다. 다만 여야가 ‘특별검사 도입’에 합의한 것은 그나마 희망의 불씨 하나를 겨우 살려놓은 일로 기대를 걸어볼 가치가 있다.
국조특위, 선거체제 의혹 근본해소책 해소엔 턱없이 부족
잠실 올림픽 공원 앞에 두 달이 가깝도록 삼삼오오 모여서 부실 선거를 규탄하고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국민들이 목이 쉬도록 외치는 구호는 명쾌하다.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 투표 수 개표’로 요약되는 그들의 외침 속에 사실상 해법이 다 들어있다. 굳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한 점 의혹이 없는 선거제도 구축과 관리만이 선출 권력의 정당성을 보장한다. 터럭만큼의 허점도 허여돼서는 안 된다.
국조특위가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몰려가 묶여 있는 투표용지를 현장 확인한다고 했을 때 수상한 기운이 감지됐다. 아무래도 또 정치권에서 모종의 시나리오를 갖고 사태를 미봉(彌縫)하려는 의도가 있구나, 하는 짐작이 떠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장에 보관 중인 투표지 247만 장을 재검표 하는 것으로 일단락을 짓겠다는 어이없는 해법이 등장했다. 그야말로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로 들렸다.
247만 장을 재검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국회에서 적당히 지지고 볶았으니 국민들이 이 주제에 어느 정도 식상해졌을 것이고, 현장 실사까지 마쳤으므로 그 투표함을 다시 까는 퍼포먼스로 관심을 돌리면 출구가 생기리라는 궁여지책(窮餘之策)을 꿈꾼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그런 얄팍한 해법은 중환자에게 머큐롬이나 발라서 내놓으면서 치료가 다 됐다고 거짓말하고 넘어가려는 얄팍한 악질 술수에 불과하다. 올공 어디에도 ‘재검표 쇼 한 방으로 끝내자’는 민심은 없다.
현재 드러난 썩어빠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 관리제도는 선거의 투명성을 확보하기에 어림 턱도 없는 엉터리다. 원칙으로 돌아가 ‘국민의 신뢰’를 100% 담보할 수 있는 제도 개혁까지 이르지 못하면 사실상 말짱 공염불이 될 판이다. 우선 온 국민이 전폭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선거제도로 개편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처럼 부정선거 개연성에 구멍이 숭숭 뚫린 제도로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민주주의의 힘은 오로지 빈틈없는 투명성 확보에서만 나온다.
‘국민의 신뢰’ 100% 담보하는 개혁 못하면 사실상 말짱 공염불
첫째, 사전선거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투표율은 많이 올리면 좋지만, 부패의 위험성을 감수할 만한 주요 가치는 아니다. 불과 1000명 규모로 시행되는 여론조사도 다 믿어주는 민심 아니던가. 그런 방식이 우리 인류가 발전시킨 통계학(대수의 법칙)이라는 부정할 수 없는 현대과학이고 신뢰할 만하기 때문이다. 터무니없이 낮은 투표율만 아니라면 사전선거를 도입해야 할 과학적 이유는 애초부터 있지 않았다. 사전 투표지가 며칠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는 게 100배 1000배, 아니 10000배 더 위험하다.
둘째, 투표함은 옮겨서는 안 된다.
투표함은 오래 두면 썩고, 많이 옮겨 다녀도 급방 부패하는 취약한 생선 상자와 똑 같다. 찰나의 순간도 누군가 손을 대게 만들거나, 그 가능성을 열어주어서는 안 된다. CCTV 감시는 어디까지나 보조의 보조장치로나 쓸만한 물건이지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단 한 순간도 감시단이나 참관인, 경찰관의 눈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당일 투표, 수 개표’만이 정답인 것이다. 하루, 이틀 빨리 개표를 끝낸다고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근거가 도대체 어디에 있나?
셋째, 선거관리위원회의 크로스 체킹(Cross checking) 시스템 구축이다.
기관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많은 방편 중에 ‘상호감시’보다도 더 좋은 비법은 없다. 소위 ‘헌법기관’이라는 방패 한 장으로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자기들만의 왕국을 꾸린 작금의 중앙선관위 행태만 보더라도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고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명약관화(明若觀火) 하다. 선관위는 외부 기관의 다중(多重) 크로스 체크가 가능한 조직으로 새롭게 디자인하여 부정의 여지가 전혀 없는 시스템으로 재건축해야 한다.
선관위원장을 판사가 맡도록 한 제도는 결정적인 설계오류
특히나 중앙 지방 할 것 없이 선관위원장을 판사가 맡도록 한 제도는 결정적인 설계오류다. 부실·부정선거와 관련된 소송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마치 피고가 재판석에 앉아 원고를 재판하도록 하는 얼토당토않은 야만적 부실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기존 선관위는 완전하게 해체하고 재건립에 돌입해야 한다. 중앙·지방 할 것 없이 단기간 임기의 선관위원장을 전문성 있는 명망가로 꾸리고 감시하는 것이 백번 옳다.
빛나는 자유민주주의 선진국이냐, 참혹한 후진국 전락이냐 기로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선진 국가로 더 많은 번영을 누리면서 전진할 것인가, 아니면 가없는 혼란 속에 또다시 대책 없는 후진국으로 전락할 것인가 기로에 서 있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 나라는 오랫동안 쌓아온 국내외적 저력을 바탕으로 선진국 반열에 굳건히 올라설 희망을 되찾을 것인지 여부가 판가름 난다. ‘올공’의 민심, 온 국민의 여망을 배신하고 '재검표’ 쇼로 출구를 찾으려는 정치권의 모략질을 강력히 규탄한다. 대오각성하여, ‘만고의 역적’으로 이름을 남길 천박한 꼼수에서 부디 빠져나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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