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평균 접근거리 2822미터로 최장
서울과 부산, ATM 접근성 가장 우수한 지역
한국은행, 농어촌 현금 접근성 보장 필요성 강조

농어촌 지역의 현금 접근성이 악화되고 있다. 5일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이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ATM까지 평균 거리가 2킬로미터를 넘는 시군구가 2022년 10곳에서 올해 17곳으로 증가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군 지역으로, 농어촌 주민의 현금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 옹진군은 평균 접근거리가 2822미터로 가장 멀었고, 전남 신안군과 경북 영양군이 그 뒤를 이었다. 옹진군은 4년 새 663미터가 더 멀어졌으며, 전북 무주·장수·임실군과 충북 단양군도 평균 접근거리가 550미터가량 늘어났다. 주민 절반 이상이 ATM에서 1킬로미터 넘게 떨어져 사는 시군구는 34곳으로 모두 군 지역이었다.
반면, 서울 광진구와 중랑구는 평균 접근거리가 각각 153.8미터로 가장 짧았다. 1킬로미터 넘게 떨어져 사는 주민 비율이 '0%'인 시군구는 서울 16곳, 부산 7곳, 대구·인천 각 2곳이었다. 1제곱킬로미터당 ATM 수는 서울 중구와 부산 중구가 가장 많았고, 경북 영양군은 0.038대에 그쳤다.
최근 ATM 감소의 영향은 지방이 더 컸다. 4년간 1제곱킬로미터당 ATM 수 감소율은 서울이 강원보다 컸지만, 평균 접근거리는 서울이 6.3미터, 강원이 31.4미터 늘었다. 한국은행이 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기관 20곳의 ATM은 4만 3018대로 1년 새 2.9% 줄었다. 농어촌 ATM 감소율은 대도시보다 높았고, 농어촌 비중은 8.1%에 그쳤다.
비금융 ATM 운영업체의 기기도 5만 5318대로 1.6% 줄었으며, 농어촌 기기는 2.9%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비금융 ATM 업계가 수익성 저하에 대응해 "이용 실적이 저조한 중소도시 및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기기 운영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농어촌 등 금융소외지역이나 현금 의존도가 높은 계층의 현금접근성이 더욱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현금 결제도 줄고 있다. 한국은행 설문에 응한 편의점 3사의 매출액 대비 현금 매출 비중은 평균 2023년 16.4%에서 지난해 13.8%로 낮아졌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5% 안팎이었다. 해외에서는 현금 접근권 보장을 위해 중앙은행이 직접 나서고 있다.
오스트리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7월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ATM 직접 공급에 나섰다. 스위스는 올해 3월 국민투표에서 현금 공급과 사용 보장을 헌법에 명시하는 정부안을 채택했다. 스웨덴 의회는 5월 식료품점과 약국의 현금 수취 거부를 막고 정부가 현금 서비스 이용 거리에 상한을 둘 수 있게 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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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정태호 의원 |
정태호 의원은 "ATM 감소로 인한 불편이 농어촌에 집중되면서 지역 간 현금 접근성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현금 접근성을 공공의 문제로 보고 적극 대응하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도 농어촌 등 취약지역의 현금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농어촌 지역의 현금 접근성 문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지역 간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은행과 관련 기관들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농어촌 주민들의 금융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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