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의 시 맛보기-2008] 조병완-너의 품에서 죽을 수 있다면

문화·예술 / 이영 기자 / 2020-08-07 03:32:29
너의 품에서 잠들 수 있다면
너를 숨 쉬어 내가, 내가
사라질 수 있다면

▲ [이영의 시 맛보기-1912] 조병완-너의 품에서 죽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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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품에서 죽을 수 있다면

 

 

 

조병완

 

너의 품에서 죽을 수 있다면

방을 마련해야 한다, 너를 숨길 방

너를 지킬 방, 나를 부술 방

너를 안고 잠들 방

내가 죽을 방

 

너의 품에서 잠들 수 있다면

너를 숨 쉬어 내가, 내가

사라질 수 있다면

너의 서늘한 이마에 스밀 수 있다면

뜨거운 피가 될 수 있다면

너의 너그러운 가슴이 될 수 있다면

낡아 가지 않는 말이 될 수 있다면

의연히 부서져 죽으리라

너로 하여 여기 살아나리라

 

너의 품에서 죽을 수 있다면

너의 품에서 내가 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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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의 무수히 많은 언어가 함축되어 있다.

지극히 일반적이면서 일반적이지 않은 사고의 형태가 시인의 내적 갈등을 그린다.

너를 숨길 방,’ ‘너를 지킬 방,’ ‘나를 부술 방,’ 시인 자신의 희생을 강요하는 내밀한 고뇌의 흔적들이 난무하다.

그러나 너의 너그러운 가슴이 될 수 있다면

낡아 가지 않는 말이 될 수 있다면하고 해탈의 경지로 끌어올린다.

아무나 가능하지 않은 고민이다.

너의 품에서 죽을 수 있다면

너의 품에서 내가 살 수 있다면

결론에 들어서서는 초월한 삶을 갈구한다. 시인의 시적 세계가 만들어 내는 구도(求道)의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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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 문화예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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