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무조사, 절차적 허점 드러나다

뉴스 Hot / 김백 기자 / 2026-04-27 09:16:09
감사원, 120개 법인 부당 조사 지적
개인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문제 발견
세금 신고 성실도 평가제의 허점 드러나
310억 원 세금 회수 위험, 267억 원 이미 부과 기간 놓쳐

 

감사원은 27일 국세청의 세무조사 대상 선정 과정에서 부당한 절차와 탈세 방지 실패를 지적하며, 2024년부터 2025년까지 120개 법인이 불성실 신고 혐의로 부당하게 조사받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작년 5월부터 6월까지 국세청을 대상으로 정기감사를 실시한 결과, 총 23건의 지적 사항을 발견했다. 국세청은 법인성실도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일부 법인의 평가항목을 누락하고 이를 각 지방청에 잘못 전달했다. 이로 인해 120개 법인이 불성실 신고 혐의로 부당하게 세무조사를 받았다.

 

개인사업자 세무조사 대상 선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지방국세청은 본청에서 받은 명단을 탈루 혐의가 큰 순서대로 조사해야 하지만, 임의로 선정한 사례가 59건 발견됐다. 또한, 동명이인 여부나 조사 이력을 부실하게 검토해 세무조사를 받아야 할 5명이 부당하게 제외됐다.

 

국세청의 '세금 신고 성실도 평가제'는 성실도와 무관한 항목이 포함되어 평가가 불합리하게 설계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은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 과정에서 가족 간 재산 양도 시 '편법 증여'를 국세청이 걸러내지 못한 22건도 발견됐다. 재산을 양도받고 대가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 증여로 추정해 세금을 걷어야 하지만, 국세청은 이를 양도 거래로 인정했다. 

 

감사원은 "통상적·경제적 합리성이 없어 진정성이 의심되는데도 양도 거래로 인정한 22건(817억 원 규모)이 확인됐다"며 "양도를 가장한 변칙적 증여 억제를 위해 증여 추정 여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사무장 병원' 등 의료업에 명의를 빌려 부당하게 부가세를 면제받은 이들의 명단을 국세청이 제출받고도 조치를 하지 않아 310억 원을 못 걷을 우려가 있으며, 267억 원은 이미 부과 기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이번 발표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절차와 탈세 방지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며, 향후 국세청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이러한 지적을 바탕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고,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세무조사 절차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 미디어시시비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백 / 편집국장 기자
이메일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