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장기연체 채무 소각·조정 추진

뉴스 Hot / 김백 기자 / 2026-08-28 09:31:51
3년 이상 연체 채권 내년부터 재기 지원…성실 상환자엔 금리·한도 우대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당시 경영난을 겪으며 빚을 진 소상공인 가운데 장기간 연체에 빠진 차주를 대상으로 채무 소각과 조정을 추진한다. 반면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출금을 꾸준히 갚아온 소상공인에게는 금리 인하와 대출 한도 확대 등 추가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는 28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본부회의와 경제관계장관회의,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잇달아 열고 '금리 상승기 대비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대책은 금리 상승으로 취약 차주의 금융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장기 연체자는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성실 상환자에게는 금융상 혜택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코로나19 당시 대출 358조원…미상환액 154조원

정부는 코로나19 기간 금융지원을 받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 아직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차주를 대상으로 내년부터 채무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개인사업자에게 실행된 대출은 모두 358조7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갚지 못한 잔액은 154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43.1%에 달한다.

 

특히 3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은 약 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채무조정 대상은 금융권과 공공기관이 보유한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의 무담보 채권 가운데 2023년 6월 이전 연체가 발생한 뒤 현재까지 연체 상태가 이어지는 장기연체채권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당시 한국의 자영업자 지원이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재정 지원보다는 금융지원에 상대적으로 의존하면서 소상공인들의 상환 부담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장기간 빚을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에게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구체적인 채무 소각 및 조정 대상과 규모, 지원 수준 등은 올해 4분기 중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20년 이상 장기 연체채권에 대한 공공 금융기관의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중소기업이 장기간 갚지 못한 특수채권을 일괄 소각하고, 올해 약 162억원 규모의 채권 정리를 추진한다. 대표이사 등 연대보증인이 부담하는 관련 채무도 함께 소멸시키는 방안을 시행한다.

 

기업의 정상화를 돕기 위한 제도적 지원도 이어진다. 정부는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연장해 기업의 원활한 회생과 재기를 지원할 방침이다.

 

지방정부의 기업회생 관련 이자보전 지원 협약을 확대하고, 개인회생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송비용과 변호사 지원도 늘린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경영 컨설팅도 제공할 계획이다.

 

성실하게 갚은 소상공인에는 금융 혜택 강화

정부는 장기 연체자 지원과 함께 정상적으로 채무를 상환하고 있는 소상공인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성실 상환자를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대출 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우대금리는 0.3%포인트 수준이며 대출 한도는 2억원까지 상향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기업은행의 소상공인 희망드림대출 공급 규모도 확대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특례보증료율 우대 폭을 넓히고,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기업이라도 연체 없이 채무를 성실하게 갚을 경우 이자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마련한다.

 

내년 지역신용보증 심사체계를 개편하면서 성실 상환 기록을 평가 과정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은 금융중개지원대출, 지방 중소기업 지원 확대

한국은행은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를 내년부터 개편한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국은행이 은행에 공급할 대출 총액을 정한 뒤 일정 기준에 따라 은행별 한도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앞으로는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중소기업 정책자금 이차보전 공급 규모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소상공인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차보전사업을 새롭게 마련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은 다음 달 신속특례대출 500억원과 기술특례대출 1000억원을 출시한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보증료를 수출입은행이 대신 부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산업은행은 금리 변동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안심금리전환 지원자금 규모를 내년에 1조5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올해보다 5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기술보증기금은 기업경영개선보증을 이용하는 기업에 대해 보증료를 낮춰주는 제도도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다.

 

서민금융 공급도 확대…햇살론 6조2000억원 규모

중·저신용자와 청년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서민금융 지원도 확대된다.

 

정책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의 내년 연간 공급 규모는 올해보다 3000억원 늘어난 6조2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미소금융 대출 한도는 기존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늘리고 이용 대상도 확대한다.

 

고정금리 상품인 보금자리론 공급 확대도 검토한다.

 

소상공인의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신용평가 모형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평가 결과 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소상공인에게는 신용등급을 높여주고 금리와 대출 한도 등에서 우대하는 방식이다.

 

민간 금융회사의 취약계층 지원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금융회사들이 중금리대출을 확대할 경우 가계부채 총량관리 과정에서 일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검토된다.

 

정부는 취약차주 지원에 따른 비용이 고신용자에게 과도하게 전가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을 통해 부작용을 관리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을 통해 정부는 장기간 빚의 굴레에 놓인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에게는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성실하게 금융 의무를 이행해온 차주에게는 추가적인 금융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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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 /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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