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장기화따른 우려커져

뉴스 Hot / 김백 기자 / 2026-10-25 08:40:30
정부, 석유 최고가격 4주간 동결 결정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 증가 우려
재정 부담 증가, 예비비와 예산 5조 6000억 원 초과
출구전략 마련 시급, 제도 수정 및 단계적 종료 필요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유가 정보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지 7개월이 지나면서 제도의 장기화로 인한 부작용과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정부는 제도 유지와 종료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정부는 17일부터 4주간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리터당 1784원, 경유는 1773원, 등유는 1380원으로 유지된다. 이는 지난 6월 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당시 인하된 가격을 4개월간 유지한 것이다.

 

정부는 중동 전쟁 발발로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지난 3월 13일 '일시적 조치'로 최고가격제를 도입했으나, 7개월이 지나도록 제도를 종료하지 못하고 있다. ▲ 중동 전쟁 종료 ▲ 호르무즈 해협 운항 정상화 ▲ 국제유가 90달러대 안착 등의 해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6월 말 안정됐던 국제유가는 다시 치솟아 두바이유는 115.40달러, 브렌트유는 113.17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9.47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서민 물가 부담과 석유 수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고가격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로 둔화했지만, 석유류 물가는 전년 대비 14.8% 상승하는 등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크다. 문제는 제도 장기화에 따른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올해 최고가격제를 6개월간 운영한다는 가정하에 정유사의 손실 보전을 위한 예비비 4조 2000억 원을 편성했다. 이후 시행 기간이 4분기까지 연장되는 상황을 가정해 내년 예산에 1조 4497억 원을 새로 배정했다. 손실 보전을 위해 편성한 예비비와 예산을 합치면 5조 6000억 원이 넘는다.

 

▲주유하는 운전자들

 

반면 최고가격제를 단번에 종료하면 국제유가 상승분이 국내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중동의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현행 최고가격제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석유 최고가격제는 일시적으로 소비자 물가 억제 효과가 있지만, 오래 지속될수록 가격 구조에 왜곡이 생기고 장기적으로는 재정에 문제가 생긴다"고 우려를 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고가격제의 상시화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비상 상황이 새로운 '정상'이 된다고 하면 어떻게 출구전략을 마련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도 시행 7개월이 지나면서 부작용이나 재정 부담을 재검토할 때가 됐다"며 "단번에 종료하기 어렵다면 기존 제도를 수정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주유소의 공급을 관리하기보다 취약계층이나 석유제품 수요가 많은 분야에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방법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제도를 손보고 점진적, 단계적으로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재상승 등을 고려할 때 당장 제도를 종료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고가격제 종료 기준에 변함이 없는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그렇지만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석유 최고가격제의 장기화는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재정 부담과 가격 왜곡의 위험을 동반한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중동 정세를 면밀히 관찰하며, 제도의 지속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출구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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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 /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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