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한국인 위암 위험 6배 높인다

헬스/미용 / 김백 기자 / 2026-02-25 09:02:09
연구팀, 686만 명 데이터 분석 통해 위암 위험 경로 밝혀
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보다 선종이 위암 가속화 역할
헬리코박터균 감염 예방이 위암 예방의 핵심
제균 치료와 정기 검진으로 위암 발생 위험 감소 가능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위암은 여전히 한국인에게 큰 위협으로 남아 있으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중앙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BMC 캔서'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한국인의 위암 발생 위험을 6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18년 국가암검진을 받은 40세에서 74세 성인 686만 3103명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해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위암 발생의 인과 경로를 추정했다. 그 결과, 헬리코박터균 감염자는 비감염자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6.40배 높았다. 또한, 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 등 전암 병변 발생 위험은 1.41배, 위 선종 발생 위험은 5.81배로 나타났다.

 

헬리코박터균은 강력한 위산이 분비되는 사람의 위 점막 상피에 기생하는 유일한 균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이 균은 주로 구강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국내 16세 이상 유병률은 44%에 달한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만성 위염을 거쳐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선종, 위암으로 이어진다는 '코레아 경로'를 설명하며, 특히 선종의 역할에 주목했다.

 

연구에 따르면, 헬리코박터균이 위암으로 이어지는 영향 가운데 36%가 선종을 통해 나타났고,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선종이 44%를 설명했다. 이는 위암 발생 과정에서 선종이 사실상 '가속 구간'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전통적인 전암 병변으로 여겨져 온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헬리코박터와 위암 사이에서 차지하는 매개 효과는 3% 수준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에 알려진 위암의 중간 병변이 없더라도 헬리코박터균 자체만으로 상당수의 위암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위 선종이나 장상피화생의 조기 발견과 관리도 여전히 중요하겠지만, 위암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은 헬리코박터균 감염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한 위암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항생제와 위산 억제제를 일정 기간 함께 복용하는 제균 치료다. 위암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이나 조기 위암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가 새로운 위암 발생을 줄인다는 근거는 이미 국내외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국가건강검진에서는 만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 위내시경 검사를 권장하지만,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경우라면 더 짧은 간격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균 치료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위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의료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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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 /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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