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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다이머 김현원 |
간이 콩알만 해서 벤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피겨 스케이팅에서 최고의 연기로 금메달을 딴 후, 소치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하는 순간이었다.
김연아는 이미 쇼트프로그램에서 최고 점수를 획득해 적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김연아 순서를 기다리던 나는 TV 화면을 껐다. 혹시 김연아가 실수하지 않을까 해서 가슴이 조마해서 중계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간이 콩알만 해져서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질질 짜던 나로서는 그 순간을 감당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던 나는 TV를 다시 키고 다시 김연아의 경기를 시청했다. 김연아는 또 다시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태리 밀라노-코르티나 2도시에서 개최되는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여고생 최가온의 스노우보드 하프파이프의 결선 무대를 보고 있었다 -하프파이프 경기는 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형태의 경기장을 왕복하면서 5번의 경기를 보인다.- 며칠 전 스노우보드 빅에어에서 (빅에어는 높은 속도로 질주해 공중에 높이 떠서 한 번에 승부를 건다. 3번의 기회에서 가장 높은 점수로 순위를 결정한다. 여고생 유승은은 한 치의 두려움 없이 놀라운 경기를 선보여 동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도 가능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최가온은 1차 시도에서 보드가 하프파이프 가장자리에 걸려 큰 부상을 입었다. 나는 그 순간 TV를 껐다. 최가온이 생각보다 큰 부상을 입은 것 같았고 도저히 다시 뛸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지 뉴스를 보았다. ‘최가온 기적의 금메달...’ 이번에는 기적의 순간을 제대로 놓쳤다. -최가온은 자신의 우상이었던 올림픽 2연패의 하프파이프 여제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킴을 간발의 차이로 제쳤다.-
빙상강국으로의 도약
동계 올림픽의 종목은 크게 빙판에서 경기하는 빙상 종목과 눈 위에서 경기하는 설상 종목으로 나눌 수 있다. 동계 올림픽의 불모지였던 한국은 고 이영하와 배기태와 같은 뛰어난 빙상스타들을 보유했으나 막상 알베르빌에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김윤만에 의해서 은메달을 처음 따기 시작했다.-에릭하이든은 500M, 1000M, 1500M, 5000M, 10000M, 빙상의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것은 우사인 볼트가 마라톤까지 금메달을 딴 것과 비유할 만한 업적이다. 하지만 에릭하이든은 1976년 세계 주니어 빙상 선수권 대회에서 이영하에게 유일하게 금메달을 내 주었다.-
그 후 한국은 빙상에서 새로 올림픽 종목에 추가된 숏트랙에서 금메달을 연이어 따기 시작했다. 벤쿠버에서 한국은 모태범과 이상화가 남녀 500M에서 금메달, 그리고 동양인에게는 넘사벽으로 여겨졌던 빙상 장거리 종목 남자 5000M와 10000M에서 이승훈이 은메달과 금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이승훈은 그 후 평창과 베이징에서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추가했다-
빙상을 넘어 설상으로
그 동안 한국은 쇼트트랙과 빙상종목에서의 성과로 빙상강국이라고 불릴 수 있었다 그동안 한국의 젊은이들은 새로운 종목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연아는 말할 것도 없이 스켈레톤의 유성빈이 금메달을 땄고 배추밭에서 연습하여 배추보이로 알려진 스노우보드 대회전에서 이상호가 은메달을 땄고 한국의 여성들은 생소한 종목 컬링에서도 메달을 땄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는 그 영역이 그동안 쉽게 진출하지 못했던 설상종목인 알파인스키를 넘어서 스노우보드로 확대되었다. 아직 경기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딴 이채운도 스노우보드 하프파이프를 준비하고 있다.
여고생들뿐 아니라 37세의 아저씨도...
그 동안 이상호에 밀려서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던 37세의 김상겸은 또 다른 기적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이상호는 금메달 유망주 중의 하나였으나 8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8강에는 이상호뿐 아니라 김상겸도 있었다. 8강에서 김상겸은 세계 랭킹 1위인 개최국 이탈리아의 피슈날러를 잡았고 결승전에 진출했고 간발의 차이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동안김상겸은 비시즌에는 막노동을 하면서도 스노우보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항상 아쉬운 점과 기대되는 점
이번 올림픽 중계를 JTBC가 독점권을 얻었다. 누구 탓인지를 떠나서 결과적으로 모든 방송과 미디어에서 이번 이탈리아 올림픽 중계와 소개를 거의 외면하고 있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항상 아쉬운 점은 경기 중계의 편중이다. 경기시간이 한 시간이 넘는 컬링경기를 중계하느라고 막상 예선 1위로 결선에 올라서 메달을 바라보는 유승은의 1차 2차 시기를 놓쳤다.
나 같은 경우 한국 경기 외에도 세계수준의 경기를 그대로 지켜보기를 원한다. 에릭하이든 이후 빙속 4관왕을 노리는 미국의 조단 스톨츠의 경기와 이상화의 500M 기록을 깬 네덜란드의 펜케콕과 그를 1000M에서 꺾은 네덜란드의 레이르담 그리고 현 올림픽 챔피언 일본의 다카기 미오의 대결을 직접 보고 싶다.
올림픽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알파인 활강 경기도 올림픽 중계에서 볼 수 없었다. 불의의 사고로 탈락한 스키여제 린제이 본의 경기도 사고가 없었다면 아예 보여주지도 않았을 것이다. 체코의 레데스카는 평창에서 완전히 다른 종목의 스노우보드 대회전과 알파인 스키 수퍼대회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다. 우승을 전혀 예감하지 못했던 그녀는 인터뷰 요청에 화장을 안 했다고 거절한 바 있다.
올림픽 스노우보드 대회전을 2연패했던 그녀는 이번 대회에서는 8강에서 간발의 차이로 탈락했다. 이런 기대되는 경기는 꼭 보고 싶다. 이건 한국인의 전체적 성향과 다르니 당분간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테크롤로지의 발전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계 올림픽은 아직 진행 중이다. 19세인 이채운의 하프파이프 경기가 남았고 남녀 피겨 스케이팅도 남았고. 여자컬링도 메달을 노린다. 전통적으로 강한 빙속 500M에서 이나연과 김민선의 선전도 기대된다. 전통적 금메달 종목인 쇼트트랙도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의 선전뿐 아니라 최선을 다 하는 선수들의 아름다운 노력을 기대한다.
※팬다이머는 Pan-Paradigm이라는 뜻으로 편견없는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김현원은 전 연세대 교수로 편견없는 과학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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