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지난달 9일 이후 39일 만에 대북 방송 재개
합참 “풍선 발견 시 접촉 말고 신고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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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남 풍선 (PG) //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
북한이 18일 오물 풍선을 다시 내려보내자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맞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튼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39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수도권 폭우가 이어졌던 이 날 오후 대남 오물 풍선 살포 도발을 재개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이후 22일 만에, 올해 들어 8번째 대남 오물 풍선 도발에 나섰다.
이날 군은 오물 풍선에 대한 상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를 다시 가동했다. 고출력 스피커를 이용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장비와 시간대에 따라 청취 거리가 10∼30㎞ 수준이라고 한다. 다만 18일 확성기 방송은 일부 전선에서만 제한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북한의 대응에 따라 추가 확성기 방송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대북 확성기는 1963년부터 활용된 대표적인 대북 심리전 수단이다. 군은 북한이 지난 5월 말부터 오물 풍선 도발을 계속하자 6월 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했다. 하지만 당시 2시간가량 시범적으로만 실시한 뒤 확성기 사용을 자제해왔다. 북한은 우리 측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직후 등을 포함해 18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대남 오물 풍선을 내려보냈다. 우리 군은 “북이 도발을 계속하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을 뿐 이전까지는 확성기를 사용하지 않다가 이날 재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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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 확성기 방송 사진은 지난 2004년 6월 서부전선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가 철거되는 모습. |
확성기 방송은 인기 K팝 등 한류 관련이나 김정은 체제의 실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적나라하게 알리는 내용으로 주로 구성된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내부 동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성기 방송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북한은 2015년 우리 군의 확성기 방송 중단을 끌어내고자 남북 고위급 회담을 먼저 제의했고,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에서도 확성기 방송 중단을 핵심 내용으로 집어넣었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전 의원은 “휴전선 30㎞ 안에 북한군 70만 명이 나와 있는데, 이들이 수년간 확성기 방송을 통해 한국의 음악·뉴스 등을 계속 접하다 고향으로 돌아가면 북한 체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날 비가 그치자 기습적으로 다시 오물 풍선 도발에 나섰다. 기존과 달리 북한이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에 오물 풍선을 집중적으로 보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집중호우 때 지뢰를 하천에 흘려보내거나 황강댐 등 남북 공유 하천에 기습 방류를 감행하는 식의 도발을 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 군은 북의 오물 풍선 살포로 인해 국민에게 피해가 발생하면 무력 도발로 간주하고 원점을 타격해 보복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군은 북한의 오물 풍선 부양 원점으로 추정되는 황해도 지역 십여 곳을 파악해 놓은 상태다. 합참은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면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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