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백신 접종 후 사망자 유족에 보상 판결

뉴스 Hot / 김백 기자 / 2025-09-22 08:57:10
A씨, 백신 접종 후 뇌출혈로 사망… 법원, 인과관계 인정
질병관리청의 보상 거부에도 불구, 법원은 유족 손 들어줘
백신 접종이 모야모야병 악화 가능성… 법원, 관련 연구 근거로 판단
이번 판결, 백신 피해 보상 법적 기준 제시하며 유사 사례에 영향 미칠 듯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일주일 만에 뇌출혈로 사망한 A씨의 유족이 정부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판결했다. A씨는 2021년 12월 28일 화이자 백신을 맞고 2시간 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두개내출혈 진단을 받았다. 치료를 받던 중 2022년 1월 4일 사망했다. A씨는 백신 접종 전 뇌혈관 질환 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으며, 병원에서 모야모야병 발병 사실을 알게 됐다.

 

유족은 피해 보상을 신청했으나 질병관리청은 "A씨의 직접 사인은 두개내출혈로 예방접종과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그러나 법원은 "망인의 사망과 백신 접종 사이 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백신 접종 전 모야모야병과 관련된 증상이 없었던 점을 들어 두개내출혈이 예방접종과 무관하게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백신 접종 후 발열, 혈압상승 등이 뇌 혈류 변화를 초래해 모야모야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관련 연구 결과를 근거로 "백신 접종이 모야모야병을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렀다고 추론하는 것이 의학 이론이나 경험칙상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코로나19 백신은 다른 전염병 백신들과 달리 예외적 긴급절차에 따라 승인·허가가 이뤄졌다"며 "백신 접종 후 어떤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구체적인 피해 발생 확률은 현재까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백신 접종과 관련된 피해 보상에 대한 법적 기준을 제시하며, 유사한 사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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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 /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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