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에 대한 완결판, 기본소득 교과서 출간되다”

생활·문화 / 김영호 기자 / 2021-09-14 09:24:16
신간『기본소득, 지금 세계는』 – 문제는 불평등이다..최인숙·고향갑 지음, 구름바다 출판

 

기본소득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논쟁거리가 되고 말았다.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사람이든 반대하는 사람이든 교수든 평론가든 정치인이든 일반 시민이든 이제는 누구도 기본소득이라는 주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구름바다에서 새로 출간된 『기본소득, 지금 세계는 - 문제는 불평등이다』(최인숙 고향갑 지음, 구름바다 출판)은 그간 출간된 다른 기본소득 책들과 비교해 볼 때 “기본소득에 대한 완결판, 기본소득 교과서“라 평할 만하다. 기본소득의 역사와 개념, 기본소득이 실행되고 있는 지금 세계의 상황, 우리나라의 불평등 구조로 인해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 책을 읽으면 기본소득이라는 말이 처음 나왔던 시대적 배경, 지금 이 시기에 기본소득이 각 나라들마다 주요 쟁점으로 부각된 이유를 알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져보고 어떻게 해야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아무리 많은 이익을 내도 그 돈이 돌지 않으면 세계는 정지한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마비시켰을때 국가가 나서서 무상의료를 펼치지 않았거나, 재난지원금을 풀지 않았다면 현재 국민들의 모습은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단언코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며 처참하게 죽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위기에 직면한 현 세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는 국면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상생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설계할 것을 정부와 자본에 요구한다. 기본소득을 반대했던 국가와 자본이 왜 하필 이 시기에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내결고 기본소득을 실천하고 있는가에 대한 명쾌한 답변과 함께 시대전환의 흐름을 결코 막을 수 없음을 주창한다.

“다른 기본소득 책과 비교하여 어떤 점이 다를까?”

여타 기본소득 책들이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 얼마나 지급해야 할까? 재원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하는 측면에 천착하여 기본소득을 논해 왔다면 이 책은 “왜 기본소득이 필요한가?”에 그 방점을 찍고 있다. 기본소득이 지향하는 세계는 어떤 세상인가? 기본소득의 철학과 가치관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 기본소득을 정책이 아니라 가치관과 철학의 문제로 제기한다.

“왜 기본소득이 필요한가?”
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기본소득 개념은 어느 정파의 주장이나 공약수준을 넘는 시민적 기본권리의 선언이다.

 

최인숙,고향갑 두 저자는 이 관점을 축으로 삼아 세계와 우리의 현실을 넘나든다. 이 책은 기본소득의 탄생, 세계 여러나라의 다양한 유형과 실천적 적용의 구체적 내용을 다루면서 소수특권세력의 지배구조에 균열을 내고 모두가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대동(大同)의 공동체를 꿈꾼다. 그건 어느 시대에나 끊임없이 일깨우고 창출해내야 할 현실이다. 애초부터 '소수의 특권과 다수의 박탈'이라는 틀이 작동하는 권력질서 속에서 자본의 독점적 축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지금의 자본주의를 탄생시킨 것은 극심한 불평등이라고 설파한다.

 


소수 특권체제와 복지제도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

 

복지제도는 자본주의 불평등 구조에 대한 투쟁의 산물인 동시에 자본주의가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적 차원의 방편인 만큼 우리의 사고는 복지제도의 발전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제도 자체의 문제에 본질적으로 육박해 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즉, 복지가 갖고 있는 본질 은폐의 기능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제도의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시민적 기본권이자 '비빌 언덕'으로서 '기본소득'이라는 안정적 기반이 마련되면 불평등 구조를 혁파할 수 있을 뿐아니라 소수 특권체제와도 맞서는 힘이 된다는 것.

 

'정의로운 전환', 그 길을 향해

 

코로나19 발생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상위 1천명의 억만장자들의 부는 오히려 3조4천억 달러가 늘어났으며 현재 이들의 총자산은 11조4천억 달러로, G20 정부가 전염병 사태 대응을 위해 지출한 금액과 같다. 다시말해 이들의 재산 증가분만으로도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그들을 위한 코로나19 백신 비용을 지급할 수 있다. 그런데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이대로 있을 것인가?

 

꽤 어려운 과정을 거쳐 일상적 단어로 진입한 '기본소득'이 상식적 요구가 되고 있으면서도 구체적 실현에 있어서는 여전히 정치적 논란의 대상으로 발목잡혀 있다. 이런 시기에 『기본소득, 지금 세계는』의 출간은 매우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기본소득은 '무노동 무임금' '불로소득'이라는 원초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어쩌면 60~70년대 산업화와 근대화의 역군이라는 미명아래 착취당했던 우리 부모들 세대의 고귀한 희생에 대한 정당한 배상권리이자 아울러 이땅에 태어난 후손들이 당연히 물려받아야 할 기본권으로 이해돼야 할 대목이다. 이러한 인식아래 이 책에선 그 구체적 사례들을 적시하는 한편 작금의 현실에 적용하는 논리를 알기쉽게 펼쳐낸다. 더욱이 이같은 논거의 배경에는 수많은 민중들의 소리없는 아우성과 고통이 그대로 맞물려 있기에 더욱 더 설득력있게 우리 가슴에 절절히 와닿는다.

 

이제 기본소득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새롭게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할 청년만이 아니라 날로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제2,제3의 삶으로 진입하고 싶은 노년층에게도 너무나 절실한 기본권이다. 그리고 이러한 권리가 탄탄하게 만들어질 때 한국의 민주주의도 폭력적 자본주의를 뛰어 넘어 정의로운 구조적 사회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임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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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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