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근간 정책들 어떻게 결정됐는지 또 한국정부가 위기에 어떻게 맞서 싸웠는지를 실감 나게 알려줘
책에 달린 547개의 주석은 그러한 저자의 열정과 치열함 대변
신간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도전실록』(삼성글로벌리서치)은 한국경제 최대 격변기를 경험하고 지휘한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비망록으로서 실전경제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책이다. 개발연대부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까지, 그리고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파고를 넘기까지 한국경제가 격동했던 40여 년간을 경제정책의 현장에서 직접 부딪쳐 체험한 저자의 열정과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1970년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국세청, 재무부, 관세청, 통상산업부, 주미대사관 등을 두루 거치며 재정과 금융, 국내금융과 국제금융, 세입과 세출, 내국세와 관세를 모두 경험했고, 아시아 외환위기 때는 재정경제부 차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두 번이나 위기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다. 때론 정책입안자로, 때론 정책결정자로 소용돌이치는 한국경제의 한복판을 직진으로 통과해왔다.
책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험난했지만 경탄할 수밖에 없는 한국경제의 궤적을 온전히 보여주고자 저자가 기존에 출간한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과 『현장에서 본 경제위기 대응실록』 두 권을 한 데 묶어 정리했다.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도전실록』에서 저자는 현재의 한국경제가 결코 순탄하게 절로 이뤄진 것이 아님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한국경제의 근간을 이룬 정책들이 어떻게 입안되고 결정됐는지, 또 한국정부가 위기에 어떻게 맞서 싸웠는지를 실감 나게 알려준다.
547개에 달하는 주석이 방증하는 저자의 열정과 실록으로서, 부가가치세를 시작으로 금융실명제·부동산실명제·금융자율화·금융시장 개방·외환위기·IMF 구제금융 그리고 대통령선거와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까지 저자가 올라야 했던 산들은 하나같이 한국경제의 등줄기를 이루는 크고도 높은 산들이었다. 크게 재정·금융·국제금융·아시아 외환위기·글로벌 금융위기·위기의 반성·일류국가의 정치경제학 등 7부로 이뤄진 이 책의 구성만 보아도 저자가 올라야만 했던 산들의 험준함을 짐작할 수 있다.
1970년 경주세무서에서 한 달 하숙비를 겨우 낼 수준인 2만3544원의 첫 월급봉투를 받고 공직생활을 접을까도 고민했던 저자는 부가가치세 도입, 금융실명제 입법 등 이어지는 막중한 도전 앞에 밤낮없이 일하며 헌신했다. 저자의 표현 그대로 “하는 일마다 새로운 개척이었고 이루는 일마다 새로운 성취”였기에 견딜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두 번의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 싸운 저자의 이야기는 한국경제의 굴곡과 저력을 오롯이 담고 있다. 아시아 외환위기라는 고초를 겪은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회로 수출 세계 12위에서 7위로 오르고 대외 채무국에서 대외 채권국으로 탈바꿈한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의미 깊게 다가온다.
저자는 한국경제가 맞닥뜨린 험준한 산들을 오르고자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내가며 그 모든 과정을 소상히 기록으로 남겼다. 저자는 꼼꼼하고도 철저하게 자신의 업무 내용을 기록했으며, 이 책에 달린 547개의 주석은 그러한 저자의 열정과 치열함을 대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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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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