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간도학회(회장 이일걸)는 올해 3·1항일투쟁 100주년을 맞아 '일제 식민사관에 의해 왜곡된 역사와 영토문제 분석'을 주제로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다음은 박정학 박사(한배달 회장)가 '국사교과서에 남은 일제 식민지사관의 잔재 연구(반도사관을 중심으로)'에 대한 발표내용.
![]() |
▲ 박정학 박사(한배달 회장)
|
세계 모든 나라는 자국의 역사를 모든 국민들에게 필수적으로 가르친다. 모든 국민들이 자기 자신과 자기 나라, 그리고 그 속에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알고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갈 원동력으로 삼기 위함이다. ‘정체성 함양’이 국사교육의 목적인 것이다.
우리 겨레의 경우 지난 세기에 일제의 잔혹한 식민통치와 6.25전쟁, 남북 군사대치라는 엄청난 시련을 겪으면서도 광복 후 반세기만에 OECD와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세계의 지도국이 되었고,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루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저력을 발휘했다.
그런데도 현재 초등학교 5학년 사회 과목으로부터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 한국사까지 학교에서 필수로 가르치고 있는 국사교과서에는 그런 민족저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 수 있는 내용이 없다. 민족정체성을 함양시키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한강의 기적과 확산되고 있는 한류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나 세계인들이 우리나라와 겨레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일제 식민사관의 잔재다. 지난 세기 일제는 우리 국토와 국권을 강탈한 후 우리 민족을 말살시키고 일본인으로 만들기 위해 1920년대부터 30년대 후기까지 조선총독부 조선사편수회를 통해 우리 역사를 원래의 역사와 다른 식민지 역사학으로 조작했었는데, 지금도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들이 조작한 식민사학은 단군의 고조선 건국은 역사가 아니라는 단군신화론, 우리 겨레가 원래부터 미개했다는 정체성론,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 예부터 좁은 한반도에서만 살아왔다는 반도사관 등 많지만, 이 논문에서는 현재의 국사(사회, 역사, 한국사) 교과서에 남아 있는 반도사관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의 각 급 학교 국사교과서를 보면, 선사시대를 구석기-신석기 시대라 하여 당시 사람들이 사용한 도구의 질로 시대이름을 붙임으로써 마을(씨족, 부족), 고을(부족연맹) 등 그 사람들이 구성했던 인류사회 공동체의 규모와 위치를 알 수 없게 하고 있다. 심지어 고조선과 그 이전을 신화시대로 만들어 실제로 살았던 우리의 먼 조상들의 삶의 현장을 내팽개치거나 한반도를 중심으로 그 흔적을 찾음으로써 그때부터 한반도 안에만 살았던 것처럼 만들어 놓았다. 고려의 후삼국 통일을 민족 재통일이라면서 우리 민족의 나라인 발해를 버리기 시작하여, 발해 멸망 후에는 고조선-고구리-발해 때까지 3,258년 간 우리 겨레로서 함께 살았던 발해의 후손들을 이민족 또는 북방민족이라 내팽개치고 있다.
그 이후에는 아예 만주지역 땅을 버리고 한반도 확보에 초점을 둔 것처럼 역사를 왜곡하고, 심지어 ‘1909년 간도협약에서 일본이 만주철도부설권을 얻는 조건으로 간도를 청나라에 넘겨주었다’면서도 간도 지역인 만주 땅을 우리 영토로 표기한 지도는 하나도 없다.
세계 50% 이상의 나라가 헌법에서 영토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 역사적으로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헌법에서는 ‘우리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스스로 축소시켜놓았으며, 1909년의 간도협약이 국제법적으로 무효가 되었다면서도 간도가 국제법적으로 우리 영토라는 선언조차 하지 않고 있다.
현재 국사교과서의 내용은 검인정 체제에 따라 그 내용에 대해 정부에서 편수 지침을 내리고 대학교수, 중ㆍ고등학교 교사 등 역사 분야의 학자들이 편찬을 하여, 완성된 교과서에 대해 나라의 검정 심의를 거쳐 교과서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우리 정부와 역사학계가 만든 우리 역사교과서인데도 일제가 식민통치 목적에 맞춰 조작했던 엉터리 식민사학 내용을 그대로 가르치고 있으니 일본인들이 우리를 얕잡아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강제징용 관련된 우리 대법원 판결에 대한 경제보복도 이런 식민지로 얕잡아보는 인식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그 굴레를 벗어나야 미래의 대한민국 재도약이 보일 수 있다.
[ⓒ 미디어시시비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