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사진)과 조선 해시계 ‘앙부일구’ 3점, ‘자치통감’ 등 모두 5건을 보물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보물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은 높이 3.4미터 대형 불상으로 조선 후기 유일하고 규모가 가장 큰 금동불 입상이다. 1998년 분황사 보광전 해체 수리과정 중 건축 부재에서 ‘분황사 상량기’(1616년)와 ‘부동명활성하 분황사 중창문’(1680년) 묵서가 발견되어 이 약사여래입상이 1609년(광해군 1) 5360근 동을 모아 제작된 사실이 확인됐다.
분황사는 신라 시대부터 자장율사, 원효대사 등 고승의 수행처이자 중요한 가람으로 인정되어 온 한국의 대표적 명찰이다. 원래 이곳에 봉안되었던 금동약사불은 정유재란(1597년)으로 소실됐지만 신라부터 이어져온 약사도량으로서 분황사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전란 후 얼마 되지 않아 지금처럼 장대한 규모로 복구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은 규모가 커 우람한 형태미를 보이지만, 이와 달리 둥글고 통통한 얼굴에 어깨가 왜소해 전반적으로 동안의 형태미를 보여준다. 아이처럼 앳돼 보이는 이목구비는 16세기 불상 양식이, 가슴과 복부가 길쭉한 비례감과 세부 주름 등 신체 표현은 17세기 양식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신.구 양식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616년과 1680년 작성된 두 건의 상량문을 통해 1609년 동으로 불상을 주조했다는 사실과 불상의 명칭까지 분명히 알 수 있어 이 시기 불상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존할 가치가 높다는게 문화재청 설명이다.
보물 지정된 앙부일구는 총 3점으로 각각 국립고궁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성신여대박물관이 소장 중이다. 이 가운데 국립고궁박물관 소장본은 2020년 미국에서 돌아온 환수문화재다.
보물 ‘자치통감 권266~270’은 1434년(세종 16) 편찬에 착수해 1436년(세종 18)에 완료된 총 294권 가운데 권266~270의 1책(5권)에 해당하는 서책이다. 주자소에서 초주갑인자로 간행된 금속활자본으로, 현재까지 완질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사한 판본이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등 여러 곳에 소장되어 있으나, 다량으로 간행된 것에 비해 전해지는 내용과 수량이 많지 않아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갖는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한 자치통감은 이미 지정된 자료와 비교할 때 인쇄와 보존상태가 매우 우수해 보존가치가 높으며, 권226~270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유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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