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화기로만 격추한 드론 수 놀라워”
日언론 “우크라 北병사 얼굴 부근서 수류탄 터뜨려 자폭 잇따라”
교도통신 “신원 은폐 의도 추정…자살 사례 약 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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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드론에 포착된 북한군. /더타임스 |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과 교전을 벌였다는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북한군 전력에 대해 “훈련돼 있고 단호하며 두려움이 없다”고 평가했다고 우크라이나 일간 키이우포스트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러시아 측 용병으로 동원됐던 ‘바그너그룹’보다 훨씬 강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제80공수여단 ‘갈리시안 라이온스’에서 복무했다는 ‘유리 본다르’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소속됐던 부대가 쿠르스크에서 북한군과 전투한 첫 우크라이나 군부대였다고 주장했다.
본다르는 북한군에 대해 “굉장히 강인하고 잘 훈련돼 있으며 사기가 안정적”이라면서 “소형 무기 숙련도가 매우 높은데, 이는 10년간의 군복무 결과로 보인다. 적군(북한군)이 소화기(小火器)만으로 격추한 (우크라이나) 국방부 드론의 수는 놀라운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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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수첩에서 발견된 드론 사냥법(붉은 사각형 안). 정경홍이란 이름으로 추정되는 북한군 병사는 3인 1조로 구성된 드론 공격조의 전술을 그림과 함께 기술했다. /우크라이나 |
본다르는 사망한 북한군 시신에서 수거한 수첩으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술을 확인했다고 했다. 드론이 나타나면 무리 중 한 명은 ‘미끼’ 역할을 하고, 매복한 다른 이들이 개인화기로 드론을 격추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북한군이 투항하는 경우도 드물다고 한다. 북한군은 다친 동료 병사들을 그대로 두고 전투에 계속 임하고, 부상병들은 우크라이나군과 맞닥뜨리면 수류탄으로 자폭한다는 것이다. 사망한 북한군의 신원을 위장하기 위해 시신 얼굴에 인화성 액체를 뿌려 불을 지른다고도 그는 주장했다.
이와 관련, 쿠르스크 전장에 투입된 한 우크라이나군 지휘관이 “북한군과 비교하면 2022년 바그너그룹은 어린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도 그는 주장했다. 바그너그룹은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설립한 민간 용병 집단으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러시아 주력 부대로 활동한 바 있다.
미국도 파병된 북한군의 전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북한군 전력에 대한 질문에 “주로 보병으로, 비교적 잘 훈련됐고 유능하다. 그들이 (우크라이나군에) 분명한 위협이 된다는 것을 전장에서 목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1만2000명에 달하는 병력 규모는 상당히 큰 전력으로, 우크라이나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우크라이나는 잘 버티는 중이지만 매우 힘든 싸움이 이어지면서 러시아가 점진적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이 자기 얼굴 부근에서 수류탄을 터뜨려 자폭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14일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와 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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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신문받는 북한군 병사 [젤렌스키 대통령 X 캡처] |
현지 군 관계자는 북한 병사는 총알이 떨어지거나 부상해 도망할 수 없게 될 때 수류탄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면서 관련 사례가 20명 가까이 된다고 전했다.
특히 얼굴 부위에서 수류탄을 터뜨리는 것은 외모로 신원이 특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의 참전을 은폐하려는 의도라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북한 지도부 명령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일종의 세뇌"라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전쟁터에서는 얼굴이 불에 탄 병사 시체도 여럿 발견됐는데, 동료가 가연성 액체로 태워 신원을 숨긴 것으로 보인다고도 전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가 개최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전에 파병돼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군 병사들의 사상자가 3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특히 전사자 소지 메모에서 북한 당국이 생포 이전에 자폭 자결을 강조하는 내용 등이 발견됐으며 최근 북한군 병사 1명이 우크라이나 군에 붙잡힐 위기에 처하자 '김정은 장군'을 외치며 수류탄을 꺼내 자폭을 시도하다 사살된 사례도 확인됐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정원은 북한군이 자폭하다 사살된 시점과 장소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이는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을 통해 전달받은 내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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