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박병환] 지속가능한 한미동맹에 관하여

기고 / 안재휘 기자 / 2022-05-19 22:46:40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한미 관계를 결정적으로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면 러시아와의 관계도 염두에 두어야
-한미동맹의 지리적 범위인 태평양지역을 넘어서는 군사협력에 대해서는 신중하여야
-한국 정부의 미국에 대한 태도에도 변화가 필요
-정부의 어떠한 대외정책도 국민적 동의 없이는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

 

▲ 한국 정부의 미국에 대한 태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지 한 달도 안 되어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여 21일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지난 정부 5년간 한미관계에 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던 만큼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을 정상화하고 강화하고자 할 것이다. 인수위에서 발표한 국정과제에 따르면 북한의 위협에 대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경제안보와 인도·태평양지역 및 글로벌 협력을 위해 공조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사이에 의견 수렴 또는 합의가 있을 것이다.

 

최근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서 보듯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경제안보에 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천명하였으므로 양측이 한국의 IPEF 가입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쿼드 참여 문제도 박진 외교장관이 국회청문회에서 부분적 참여 가능성을 언급하였으므로 양국 간에 논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주초 한·중 외교장관 화상 회담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미국이 추진하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전략의 부정적 경향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하면서 한국이 IPEF에 참여하는데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시사하였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높은 수출 의존도가 숙명적이고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면 더 큰 이익을 위한 선택을 주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도 국내 일부에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그리 대단하지 않다. 현재 중국 시장이 우리에게 단일시장으로서는 가장 큰 것이 현실이나 한류가 사드 제재 때문에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었지만 과감한 시장 개척 노력을 경주하여 아시아권을 넘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데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해 요소수 대란에서 드러났듯이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대해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체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한미 간에 글로벌 협력을 위한 공조를 확대한다는 대목에서는 따져 볼 점이 있다고 본다. 한국의 신장된 국력과 높아진 국격을 고려할 때 국제사회에서 보다 많은 기여가 기대되는 것은 자연스럽고 미국이 그런 요구를 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하여 살상무기 지원이나 나토와의 연계 강화는 쉽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한미관계가 매우 중요하나 한미 관계를 결정적으로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면 러시아와의 관계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본다. 동맹은 기본적으로 군사적 협력관계에 관한 것이며 이는 국회의 비준 동의을 받는 조약을 근거로 한다. 한미동맹의 지리적 범위인 태평양지역을 넘어서는 군사협력에 대해서는 신중하여야 한다고 본다. 미국에 대해 무작정 ‘NO’라고 하라는 것이 아니고 국익 차원에서 미국의 요청에 대해 사양하거나 거절할 수 있는 면이 분명히 있다는 뜻이다.

 

현재의 한국은 6.25 전쟁 직후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할 당시의 한국이 아니다. 당시에는 우리가 미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미국이 한국에 베푸는 관계였다. 그러다 보니 양국관계가 일방통행식 관계일 수밖에 없는 면이 있었다. 지난 60년간 우리 국민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 한미 양국 간에 여전히 국력차는 있으나 한국은 미국도 협력을 기대하는 그런 나라가 되었다. 한국과 미국의 국익이 100%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그간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고양된 자존심을 고려할 때 한국 정부의 미국에 대한 태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 사회에 상당한 반미 정서가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소위 진보정부를 주도해 온 주사파로 대표되는 좌파들의 경우는 북한에 대한 인식 차이가 근본적 이유이나 일반 국민들의 반미 감정은 미시적인 것으로부터 기인하는 바가 크다. 예를 들어 주한 미군 주둔 분담금, 기지 부지 반환과 관련한 토양 오염 제거 비용 문제, 미군 기지 주변 주민들의 피해, 그리고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되는 일부 철없는미군 장병들의 일탈 또는 범죄 행위에 대한 처벌 등에 있어 우리 정부가 어떻게 접근하고 조치했느냐가 알게 모르게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예로 20026월 여중생 2명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했던 사고의 처리 과정에서 폭발하였던 전국민적 분노가 미국에 대한 인식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매우 컸다. 이런 문제들이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적당히 처리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왜 이것이 중요한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국가로서 정부의 어떠한 대외정책도 국민적 동의 없이는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에 대한 태도 및 한미관계에 있어 관성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이 점에 유의하길 바란다

 

<필자 소개>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

주러시아 대사관 경제공사 등 4차례에 걸쳐 11년 간 러시아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진 외교관이다현재는 각종 매체에 한·러 관계와 러시아에 관해 기고하고 있다.

▲ 박병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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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휘 / 대표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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