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동 백신 권고 대상 11개 질병으로 축소

뉴스 Hot / 김백 기자 / 2026-08-11 08:31:13
MMR 분리 접종·일부 백신 일률 권고 제외…과학계 "자폐증 연관성 근거 부족"

행정명령 서명식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아동 예방접종 권고 대상을 기존 18개 질병에서 11개로 축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백신 접종과 자폐증의 연관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아동 예방접종 체계를 재편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연장선상에서 나온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수십 년 전만 해도 아이들은 오늘날 요구되는 백신 접종량의 극히 일부만 맞았다"며 "그 당시 사람들은 훨씬 더 건강했고, 현재 관찰되는 높은 자폐증 발병률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폐증 확산의 이유를 찾고 과거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 강조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모든 아동에게 접종을 권고하는 질병은 홍역, 유행성 이하선염, 풍진,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폐렴구균 질환, 인유두종바이러스, 수두 등 11가지로 줄어든다. 특정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B형 간염과 A형 간염 백신 접종을 권고하며, 나머지 경우에는 의사와 보호자가 아동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접종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또 홍역·볼거리·풍진을 한 번에 예방하는 MMR 복합백신은 질병별 백신을 서로 다른 시기에 접종하도록 변경하고, B형 간염과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백신 등은 모든 어린이를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 백신은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접종을 권고하거나 의사와 보호자가 상담을 거쳐 접종 여부를 결정하는 '공동 임상 의사결정' 방식이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후 1년 차에는 백신을 모두 같은 날에 접종하는 대신, 5번에 걸쳐 별도의 방문을 통해 접종해야 한다"며 "현재 여러분의 자녀의 몸에는 엄청난 양의 백신이 주입되는데, 한번 방문할 때 그 양의 20%만 투여하고 방문 사이에 시간을 둬 신체가 이를 감당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는 지금보다 훨씬 적은 백신을 접종했으며 당시 아이들이 더 건강했다"며 "현재 높은 자폐증 발생률에는 이유가 있고 이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자녀들도 예방접종을 한 번에 하지 않고 여러 차례 나눠 맞혔다며 접종 간격을 늘리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의료계와 과학계에서는 백신 접종 간격을 늘릴 경우 아동이 감염병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백신 접종 권고 대상을 축소하면 예방 접종률이 떨어지고, 그 결과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감염병이 다시 확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접종 권고 축소 시도는 이미 한 차례 법원의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지난 1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소아 예방접종 권고 목록을 축소하자 미국소아과학회 등 6개 의료단체가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법원은 지난 3월 원고 측 요청을 받아들여 개정된 예방접종 권고안의 효력을 잠정 중단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백신 접종과 자폐증의 연관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나온 조치로, 아동 건강에 미칠 영향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백신 접종 정책의 변화는 감염병 확산 방지와 아동 건강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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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 /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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