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감소에도 투자 사기 등 신종 금융사기 급증
금융당국, 신종 피싱 범죄 대응 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 발표
법적 근거 부족으로 금융기관 부담 증가 우려
지난 1년간 5대 은행에서 범죄와 연루된 계좌의 지급정지 사례가 15만 건에 육박하며 금융사기 피해가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5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금융사기 피해 접수로 인해 계좌 지급정지가 총 14만 9176건 발생했다. 정부의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줄었지만, 금융사기 범죄로 인해 시중은행에서 계좌가 지급정지되는 경우는 여전히 한 달에 1만 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 |
| ▲금융권 보이스피싱 근절 협의회 제1차 회의 |
정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7개월간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총 935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감소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사기 범죄 연루 계좌 지급정지는 급증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5개월간 지급정지 건수는 총 7만 2000여 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두 배를 넘었다. 이는 보이스피싱 외에도 투자 사기 등 신종 금융 사기 피해가 은행에 접수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외에도 투자 사기 등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적용 대상으로 포함하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A 은행 관계자는 "최근 증시 활황으로 투자 리딩방 등 투자 사기 관련 피해 접수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5개월간 이뤄진 이상거래탐지 체계(FDS)를 통한 임시조치는 4만 6154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21% 줄었다. FDS는 은행의 이상 거래 정황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일시적으로 거래를 차단하는 조치다. 그러나 FDS가 다양한 신종 피싱 유형을 잘 잡아내지 못하고 있으며, 은행들은 신종 피싱 범죄의 경우 임시조치를 할 법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아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B 은행 관계자는 "사기 수법이 고도화하고, 사기범들이 피해자들을 가스라이팅하는 경우에는 임시조치에 협조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종 피싱 범죄 연루 계좌도 금융기관이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임시조치를 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이달 말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신종 피싱 유형까지 포함하는 금융권 공동 FDS도 구축할 방침이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C 은행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임시조치를 했는데 사기가 아닌 경우 예금주가 입은 피해에 관해서는 각 금융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관련 신고와 민원이 급증해 업무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D 은행 관계자는 "법 개정 없는 가이드라인의 경우 민원 대응에 한계가 있고, 각 회사별로 해석이 달라 현장에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신종 금융사기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법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어, 보다 체계적이고 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금융사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기관의 협력과 함께 법적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다.
[ⓒ 미디어시시비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