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용보험 기금, 사상 최대 적자 위기

뉴스 Hot / 김백 기자 / 2026-06-14 09:14:14
실업급여 지급액 17조 원 돌파, 재정건전성 우려 심화
고용보험 사업비, 코로나19 이후 첫 20조 원대 진입
적립금 마이너스 기록, 실업급여 계정 사실상 빚으로 운영
노동부, 재정건전성 확보 위한 TF 구성에도 구체적 대책 미비

 

지난해 한국의 실업급여 지급액이 사상 최대인 17조 원을 넘어서면서 고용보험 사업비 지출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20조 원을 돌파했다. 이로 인해 고용보험 기금은 592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고용노동부의 '2025회계연도 고용보험기금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고용보험의 사업비 지출액은 20조 94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2021년 이후 4년 만에 20조 원대를 넘어선 것이다. 실업급여 계정 지급액은 2025년 17조 4833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모성보호 급여의 지출 급증과 제조·건설업의 불황, 최저임금 인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고용보험 기금의 적립금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작년 기준 실업급여 연말 적립금은 1조 7275억 원이었으나,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린 돈을 제외한 실질 적립금은 5조 9933억 원 적자다. 이는 사실상 빚으로 실업급여 계정의 적립금을 채운 상태다. 고용보험법은 대량 실업 발생 시 대비해 연 지출액의 1.5∼2배를 실업급여 계정의 여유자금으로 쌓도록 규정하지만, 작년 실업급여 적립 배율은 0.1배에 불과했다.

 

고용보험 기금의 재정건전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고용 한파로 인해 취업자 수가 줄어들면서 기금의 수입원인 보험료가 감소하고, 실업급여 지출은 증가해 재정 악화를 가속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만 명 감소했다.

 

노동부는 지난해 11월 '고용보험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장기적인 기금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노동부 관계자는 "TF에서 고용보험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논의 결과가 나오면 관련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용보험 기금의 재정건전성 문제는 단순한 재정 적자 문제를 넘어, 대규모 고용위기 발생 시 대응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는 모성보호급여 재원 분리, 지출 구조조정, 실업급여 하한액 조정, 보험료율 인상 등 다양한 대책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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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 /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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