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부담 완화와 근로자 수급권 보호 목표
원리금 보장형 자산에서 실적 배당형으로 다변화 추진
적립금운용계획서 없는 사업장도 목표수익률 설정 지원
정부는 기업의 재무 부담을 줄이고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호하기 위해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임금 상승률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2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DB형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정부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DB형 퇴직연금은 기업이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택해 적립금을 운용하는 방식으로, 사용자가 운용 책임을 지고 운용 손익이 기업에 귀속된다. 그러나 퇴직급여 지급에 필요한 자산을 외부에 적립해 근로자의 수급권을 안정적으로 보호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적립금 501조 4000억 원 중 DB형은 228조 9000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수익률이다. DB형 적립금의 91.9%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편중돼 있어 보수적 운용 관행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DB형 연간 수익률은 3.5%로 확정기여(DC)형 8.5%, 개인형 퇴직연금(IRP) 9.4%보다 저조했다. 최근 5년 누적 수익률도 15.9%로 같은 기간 임금 상승률(18.9%)보다 낮다.
낮은 수익률은 기업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진다. DB형은 기업이 법령에서 정한 최소적립금 수준의 재원을 외부에 쌓아둬야 하며, 수익률이 낮으면 사용자는 매년 발생하는 신규 퇴직급여 외에도 기존 적립금의 부족액을 추가로 납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7년 차에 월급이 300만 원에서 330만 원으로 오른 직원이 퇴직할 때 기업은 2310만 원의 퇴직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이때 기존 적립금 1800만 원의 운용 수익률이 5%에 그치면 임금 상승률 10%에 미치지 못해 발생한 부족분 90만 원을 사용자가 추가로 메워야 한다.

정부는 이에 따른 기업 부담을 줄이고 근로자의 퇴직급여 수급권을 보호하고자 DB형 적립금의 목표 수익률을 최소 임금 상승률 이상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원리금 보장형 위주의 자산을 실적 배당형 등으로 다변화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DB형 적립금 운용에는 퇴직연금사업자의 자문을 적극 활용하도록 유도한다.
적립금운용계획서 작성 의무가 없는 300인 미만 사업장은 퇴직연금 사업자를 통해 목표수익률 설정, 자산 배분 투자 등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퇴직급여 부채와 DB형 운용자산의 듀레이션을 맞추는 전략도 추진된다. 이는 퇴직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시점에 맞춰 자산의 투자 기간과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자산 듀레이션을 부채 기간에 맞춰 늘리도록 유도함으로써 금리 변동에 따른 기업의 적립금 추가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노동부는 올해부터 DB형 퇴직연금 사업장 중 최소적립금을 충족하지 못한 사업장에 정기 감독을 실시하고, 과태료 부과 등 제재도 병행할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 이바지하기 위해 DB형의 체계적 운용에 대한 감독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기업의 재무 부담을 줄이고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다. 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는 것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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