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나미가 오지 않는 저녁』-김영 소설집

문화·예술 / 이영 기자 / 2023-11-19 02:47:04
주위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법한 이야기들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내
등장인물이 겪는 일들, 현실 속 다양한 사회 문제들 녹아있어

 

 

 김영의 단편소설 아르바이트에서 주인공 나는 전직 외교관이었던 노인의 간병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노인은 나에게 고맙다며 마지막 날 골드 바를 주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그날이 다가왔지만, 노인은 심한 복통이 오고 나는 구급대를 부르고 서랍을 뒤진다.

 

 또 다른 단편 사과에서 사과는 문화센터 강사이지만 우유배달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피곤한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남편과 함께 소원하던 밤하늘 별들을 보기 위해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을 찾아갔지만, 그곳에서 남편은 속엣말을 쏟아낸다.

 

소설가 김영의 첫 번째 단편집 나미가 오지 않는 저녁’(도서출판 BMK )이 나왔다. 2020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수상작인 나미가 오지 않는 저녁을 비롯해 동시대인들의 불안과 고독에 관해 고민하며 쓴 9편의 이야기를 엮었다.

 

 작가는 불투명한 미래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고 청년 세대의 현실, 임박한 죽음 앞에 지나간 시간을 곱씹으며 절대고독을 경험하는 노인 등 우리의 주위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법한 이야기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다른 연령대의 인물이 마주하게 되는 실패와 고통 등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충돌과 갈등의 이야기들은 계급, 지역, 세대, 젠더를 넘나들며 다양한 감상을 부른다.

 

 등장인물들이 겪는 일들에는 기러기 아빠의 애환, 간병하러 오는 소녀를 기다리는 노인, 다가구주택에 사는 MZ 세대의 비애 문제 등 현실 속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녹아있다.

 

 단편집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주관하는 ‘2023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소설가 정이현은 이 소설집의 인물들은 가난하고 어리거나 늙고 병들었기 때문에 또는 최소한의 사회적 자본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춥고 외진 모퉁이로 밀려난 약자들이라며 작가의 시선은 시종 그들 곁에 머문다. 그 진심 어린 목소리에 오랫동안 귀 기울이고 싶다고 평했다.

김영

 김영 작가는 나에게 시와 소설은 삶의 고단한 모습들을 감추어주기도 하고 때로 생각지도 못한 장면을 펼쳐 보이며 희열을 느끼게도 해 주었다꾸준히 작품을 쓸 수 있었던 건 긴 습작의 나날 덕분이라고 했다.

 

 김영 작가는 계명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뒤 한동안 시를 썼고 평사리문학대상, 천강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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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 문화예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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