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벽화, 100년 만에 첫 공개

민족·역사 / 안진영 기자 / 2025-08-13 09:27:19
국립고궁박물관, 조선왕실 마지막 궁중회화 특별전 개최
희정당, 대조전, 경훈각의 벽화와 초본 감상 기회
근대 화가들의 작품, 전통과 현대의 조화 보여
미디어아트로 재현된 창덕궁 벽화의 생생한 감동

14일 국립고궁박물관은 개관 20주년을 기념하여 조선왕실의 마지막 궁중회화인 창덕궁의 벽화를 최초로 공개하는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전 '창덕궁의 근사한 벽화'는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10월 12일까지 열린다. 전시에서는 창덕궁 내전의 희정당, 대조전, 경훈각을 장식했던 벽화 6점과 초본 1점을 감상할 수 있다.

 

 

공개되는 벽화들은 높이 180~214cm, 너비 525~882cm에 달하는 대작들로, 조선왕실의 마지막 궁중회화로 평가받는다. 

 

이 벽화들은 1917년 화재로 소실된 창덕궁 내전이 1920년 재건되면서 제작됐다. 벽에 직접 그린 것이 아닌 비단에 그린 후 종이로 배접해 벽에 부착한 '부벽화' 형식이다.

 

벽화는 근대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이 그렸으며, 전통적인 청록산수화풍을 유지하면서도 '근사'라는 표현과 함께 화가의 이름을 남겨 근대적인 면모를 보였다. 

 

벽화들은 100여 년 동안 내전에 설치되어 있었으나 보존과 안전한 관리가 필요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보존처리를 완료했다. 현재 벽화 원본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 중이며, 창덕궁 내전 전각에는 모사도와 영인본이 설치돼 있다.

 

이번 전시는 2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 순종의 접견실이었던 희정당의 벽화 ▲ 황제 부부의 침전인 대조전의 벽화 ▲ 서재 겸 휴식공간이었던 경훈각의 벽화를 각각 분리된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다. 

 

희정당 벽화는 해강 김규진이 금강산을 유람하며 그린 밑그림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대조전에는 정재 오일영과 묵로 이용우가 합작한 '봉황도'와 이당 김은호가 그린 '백학도'가 있다. 경훈각을 장식한 심산 노수현의 '조일선관도'와 청전 이상범의 '삼선관파도'도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다.


 

2부에서는 창덕궁 벽화를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근사한 벽화, 다시 깨어나다'를 전시한다.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실감영상으로 금강산의 절경과 봉황, 백학의 상서로운 날갯짓, 신선의 세계를 재현했다.

 

전시 기간 중에는 매일 2회 전문 안내원의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으며, 다양한 체험활동과 강연도 진행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궁궐건축과 궁중회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대미술의 우수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 앞으로도 왕실유산의 가치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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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영 / 문화예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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