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수정산성,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역사적 가치 인정받다

민족·역사 / 임수진 기자 / 2025-08-19 09:25:32
조선 후기 거제도민들의 외세 대비 산성, 사적 지정 예고
신라부터 조선까지 성곽 축조기술 변천사 담긴 수정산성
고종 10년 마지막 축성 기록, 희소성과 상징성 높아
거제평야와 한려해상국립공원 조망 가능한 경관적 가치

거제 수정산성이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이 산성은 조선 후기 거제도민들이 외세 침입에 대비해 조정의 지원 없이 쌓은 마지막 산성으로, 역사적 가치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10월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거제 수정산성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수정산성은 해발 143m의 수정산에 위치한 테뫼식 석축산성으로, 성벽의 전체 둘레는 약 450m다. 11차례의 시·발굴조사를 통해 삼국시대 신라의 초축 성벽에 수·개축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성벽이 남아 있어 성곽 축조기술의 변천과정을 잘 보여준다.

 

 

성벽의 최종 수축 연대는 성내에 건립된 '수정산성축성기' 비석을 통해 고종 10년(1873년)임을 알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871년 김해 분산성 수축을 끝으로 더 이상 축성 관련 기록이 등장하지 않아, 수정산성은 기록을 통해 축성 시기를 파악할 수 있는 우리나라 산성 중 가장 늦은 시기의 산성으로 평가된다. 당시 외세의 침입에 대비해 조정의 지원 없이 거제부사 송희승과 거제도민들의 힘만으로 쌓았다는 점에서 희소성과 상징성이 뛰어나다.

 

수정산성의 초축 성벽에서 확인되는 성돌, 성벽, 성문과 기저부, 층단식 원형집수시설 등의 축성기법을 통해 최초 축성시기를 6세기 후반에서 7세기 초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신라가 남해 지역으로 진출하여 방어체계를 구축해 가는 과정과 그 시점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

 

수정산 정상부에서 거제평야와 서남쪽 해안선,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경관적 가치도 우수하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거제 수정산성의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우수한 문화유산 잠재자원을 발굴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활용해나갈 계획이다.

 

수정산성의 지정은 단순한 문화유산의 보존을 넘어, 우리 역사와 문화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후대에 전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와 국민들이 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보호하고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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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진 / 문화예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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