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악기 '나각'의 원료, 나팔고둥의 생태적 가치
무분별한 채집으로 개체수 급감, 보호 절실
불법 유통 및 섭취 시 법적 처벌 강화 필요
환경부가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나팔고둥'을 선정하며 이 생물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조선 시대 전통악기 '나각'에 쓰인 껍데기에서 이름을 딴 나팔고둥은 우리나라 연안의 대형 연체동물로, 껍데기 높이 약 22cm, 폭 약 10cm로 국내 고둥류 중 가장 크다.
단단하고 두꺼운 껍데기에는 황백색 바탕에 적갈색 무늬가 눈에 띄며, 다른 식용 고둥류와 구별되는 흑갈색 띠무늬와 백색 돌기가 있다.
나팔고둥은 해양 생태계의 밸런서를 자처하며 불가사리를 주요 먹이로 삼아 바다 사막화를 막는다. 이는 불가사리가 생태계 균형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과거엔 관상용 또는 식용으로 많이 잡혔으나 무분별한 채집으로 개체수가 급감, 현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에 속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나팔고둥이 일반 고둥과 헷갈려 불법 유통되거나 섭취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포획하거나 훼손할 경우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나팔고둥 보호는 해양 생태계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과제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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