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피로 누적으로 한양대병원에 입원하기도
1971년 데뷔 '전원일기'로 대상…개성파 연기로 영화·예능서 맹활약
유인촌 장관, 김수미 별세에 "가족 잃은 것 같은 슬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예상치 못한 비보에 추모의 글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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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수미 별세…향년 75세 [연합뉴스 자료사진] |
큰 인기를 끌었던 국내 최장수 방송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 역으로 출연했던 개성파 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 씨가 별세했다. 향년 75세.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자택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이날 오전 8시께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김 씨는 이날 아침 자신의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아들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아들은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김 씨는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응급실 근무자가 김 씨 사망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씨는 이국적이고 개성 있는 미모와 출중한 연기력으로 TV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 여러 영역에서 활약했다.
1980년부터 방영된 MBC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서는 첫 방송 당시 30대의 젊은 나이였음에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 박은수의 어머니인 일용 엄니 역할을 소화해냈다. 김 씨는 '전원일기'에서의 연기력을 인정받아 1986년 MBC 연기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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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2년 12월 16일 MBC 농촌드라마 `전원일기'의 마지막회 촬영을 앞두고 출연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일용엄니로 강한 인상을 남긴 영향으로 김씨는 이후로도 주로 괄괄한 성격의 노인 또는 어머니 역할을 주로 맡았다.
최근까지도 활동을 멈추지 않고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문의 영광:리턴즈'에도 출연했던 김 씨는 올해 5월 피로 누적으로 성동구 한양대병원에 입원해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당시 김 씨는 공연과 방송 활동이 겹치면서 피로가 누적돼 당분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장례식장은 한양대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5일 배우 김수미의 별세 소식에 "화려한 배우라기보다는 따뜻한 인간미와 유머로 가족처럼 다가오신 분이라 슬픔이 더 크다"고 추모했다.
유 장관은 "스타를 잃었다기보다는 가족을 잃은 것 같은 슬픔으로 다가온다"며 "후배 배우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신 김수미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마음 깊이 애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MBC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1980∼2002)를 통해 고인과 약 22년간 호흡했다.
고인은 이 작품에서 '일용 엄니' 역할을 맡았으며 유 장관은 김회장(최불암 분)의 둘째 아들 용식 역을 연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예상치 못한 비보에 놀랐다며 추모의 글이 이어졌다.
대부분 "갑작스럽다", "황망하다"는 말과 함께 각자 기억하는 고인의 대표작 속 모습을 언급했다. 고인이 1971년 데뷔해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했던 만큼 세대별로 각기 다른 영화나 드라마 등을 꼽았다.
한 누리꾼은 "어제까지도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를 보고 있었다"며 "너무 갑작스럽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나에게는 김수미 하면 가장 먼저 (전원일기의) '일용 엄니'가 떠오른다. 40여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건강한 모습이셨는데 믿기질 않는다"고 적었다.
드라마, 영화뿐만 아니라 예능, 출판, 식품 판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동했던 고인을 기억하며 그가 낸 요리책, 음식과 얽힌 일화를 털어놓는 사람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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