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깎기 전략 vs 물귀신 작전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중국 보다 한·일·타이완이 더 타격
일대일로 정책 때문에 이란 포기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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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일환 한국열린사이버대 교수 |
3주차로 접어든 이란전쟁은 잔디를 깎듯, 이란의 무력적 근거지를 약화시키는 ‘잔디깎기 전략’과 주변국 공격을 통한 ‘물귀신 작전’으로 맞대응하는 이란의 전략으로, 분쟁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무엇보다 원유 수송의 병목인 호르무즈 해협 장악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은 세계 경제의 불안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 상황 속에서 궁금한 부분 증의 하나가 중국의 태도이다. 사자성어로 정리하면 '啼笑非笑'(제소비소)다. 웃는 게 웃는 것이 아니다. 영어로 표현하면 'bittersweet'이다. 중국은 전쟁 초기부터 어느 쪽도 확실히 편들지 않는 ‘중립적 태도’를 외견상 견지하고 있다. “양측 당사자는 분쟁을 에스컬레이트하지 말고 조기에 전쟁을 끝내라”는 외교적 수사가 그것이다.
여기서 몇 가지 짚어 볼 포인트가 있다. 첫째, 미국의 중국 견제설이다. 전쟁발발 초기, 여러 언론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원모심려’ 전략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과연 그럴까. 에너지 자급률이 이를 설명하는 변수다.
중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에너지 다변화를 꾀해왔다. 태양광은 말한 것도 없고, 풍력, 원자력 등 에너지 원천을 다변화함으로써, 중동 원유 의존도를 낮추어 왔다. 자급률이 무려 85%이다. 반면 한국과 일본, 타이완의 경우, 에너지 자급률이 중국의 1/3도 채 안 된다.
한국은 19%, 일본은 13%, 타이완은 고작 4%에 불과하다. 원유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어느 국가가 더 타격을 입을지는 명약관화하다. 중국은 또 다른 탈출구를 갖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면 된다.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유가가 오르자,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금지했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당분간 풀기로 했다.
중국이 겉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라고 언명하지만, 속으로는 웃고 있는 또 다른 요인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을 확대하기 위한 대규모 파이프라인 연결사업을 최근 추가한 것도 웃을 수 있는 요인일 것이다.
두 번째는 이란이 가지고 있는 전략적 중요성이다. 시진핑 집권이후 일대일로 정책을 최우선 정책으로 설정하고, 육상 및 해상, 그리고 디지털 일대일로를 구축하여, 미국의 패권을 저지하고 패권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란을 육상 일대일로를 구축하는 핵심거점으로 판단하고, 이란과의 호의적인 관계를 다지기 위해 많은 투자 등을 해왔다. 2021년에 향후 25년간 4,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협정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일부 프로젝트는 중국의 영향력이 심화될 것을 염려한 이란의 소극적 태도로 지지부진한 경우도 있기는 하다.
세 번째는 이란 정부 및 대리세력들의 실질적인 통치 군사 능력 여부다. 2025년 6월 이스라엘과 ‘12일 전쟁’을 벌일 당시, 이란의 보복이 시원찮아, ‘연극하듯이 보복’한다는 힐난을 듣기도 했다. 헤즈볼라 등 대리세력들의 보복 능력도 이스라엘의 집중적인 공격으로 약화되고 있어, 중국의 이란에 대한 믿음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네 번째는 하메네이 차남이 승계했다고 하지만, 이란 지도부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지 못하다. 국내 반정부 시위를 스마트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등 ‘내치에 실패’하고 있는데다, 혁명수비대 등 체제 및 안보기구가 수시로 이스라엘 정보기관 등에 뚫리고 있다는 불신감 때문이다.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시간문제인 타이완 침공 문제다. 이란 전쟁은 힘의 논리 앞에 국제법이나 규범 등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것이 드러난 이상,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또 다른 소득이다.
지금까지의 정보를 토대로 중간 정리해보면, 중국의 계산법에 작용하는 변수는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부와 전쟁 장기화 여부다. 중국은 에너지 안보를 그 무엇보다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봉쇄되는 그림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이 중국 선박에 한해 통행을 허용했다는 것은, 어쩌면 중국의 막후 압력 때문인지도 모른다.
전쟁 장기화는 중국의 딜레마를 가속시킬 것이다. 이란이 조건부 항복을 거부하고 지금처럼 계속 싸운다면, 이란 정권을 지원하거나 편드는 문제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할 것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군사적 지원 보다,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이란 편을 들 가능성이 높다. 이중용도 기술, 드론, 이란산 원유구입, 이란 방위산업 구축을 위한 기술적 지원 등이 세부 항목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중동 지역 영향력 확대를 위한 거점 확보와 에너지 안보라는 양축을 거머쥐기 위한 중국의 고민을 지켜보는 것도 이란전쟁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출처: JFN(잡앤퓨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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