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란화 매운 향’ 같았던 만해 한용운 삶·정신 기린다

공연 및 전시회 / 안진영 기자 / 2023-05-31 15:25:21
(재) 선학원 6월 한 달간 다양한 추모행사,만해예술제, 만해학술제, 만해추모재 개최
이야기극‘청년에게 부친다’무대에 첫선,옥중시 9편 창작가곡·합창곡으로‘재탄생’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지광)은 칠흑 같은 민족의 암흑기에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올곧게 민족 독립과 불교 자주·개혁의 길을 걸어간 만해 한용운(萬海 韓龍雲, 1879~1944) 스님의 ‘풍란화 매운 향기’ 같은 삶을 기리는 다양한 추모행사를 만해 스님의 기일이 있는 6월 한 달간 진행한다.


만해 스님 유족과 함께 매년 추모다례를 지내온 재단법인 선학원은 설립조사(設立祖師) 중 한 분이신 만해 스님의 민족독립과 불교개혁,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국가보훈처(부)와 광복회, 한국독립공자협회, 민족대표33인기념사업회,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만해기념관 등의 후원으로 2013년부터 매년 다양한 추모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만해 한용운 선생 79주기 추모행사’는 △만해예술제 △만해학술제 △만해추모재로 나뉘어 열리며, ‘만해 한용운 선생 79주기 추모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만해예술제’는 6월 4일(일) 오후 3시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다.

 

 

 

재단법인 선학원은  "그동안 ‘만해예술제’에서 만해 스님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다양한 창작예술작품을 선보여 왔다. 올해는 민족대표 33인의 한 명으로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된 만해 스님의 3년간 옥중 서사를 다룬 이야기 극(劇) ‘청년에게 부친다’를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청년에게 부친다’의 배경이 되는 서대문형무소는 일제의 회유와 협박, 뜻을 함께한 동지들의 순국, 매국노들의 변절이 공존하는 모순된 장소였다. 만해에게 있어 서대문형무소는 민족의 현실을 처절하게 통감하고 항거하는 고독의 공간이자 고난의 공간일 수밖에 없었다.


공연은 서대문형무소에서 만해 스님이 겪은 3년간의 옥중 서사를 역사적 사실과 예술적 해석을 섞어 감동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차디찬 감방에서 처연한 심정으로 써내려간 만해 스님의 옥중시 9편이 창작가곡과 합창곡으로 재탄생돼 공개된다.

 

‘만해예술제’는 재단법인 선학원 유튜브채널인 ‘선학원TV’(https://www.youtube.com/@TV-ku9xh)와 BTN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고, 향후 BTN을 통해 녹화방송될 예정이다.

 

 


만해 스님의 삶과 사상을 재조명하기 위해 개최되는 ‘만해학술제’는 ‘만해의 자유와 선의 세계’를 주제로 6월 15일(목) 오후 2시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서울시 종로구 윤보선길 35-4) 만해홀에서 열린다.


오경후 동국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는 ‘만해학술제’에서는 두 편의 학술논문이 발표된다. 먼저 김경집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외래교수가 ‘만해 한용운의 자유·평화주의 연구’에 대해 발표하고 최원섭 불전연구원 상임연구원이 토론합니다. 이어 박현수 경북대학교 교수가 1926년 발간된 만해 스님의 시집 《님의 침묵》 전편 해설의 흐름에 대해 발표하고 김용희 평택대학교 교수가 토론한다.


‘만해 한용운 선생 79주기 추모행사’의 본행사인 ‘만해추모재’는 만해 스님의 기일인 6월 29일(목)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부암동 소재 HW컨벤션센터(구 하림각) 그랜드볼룸에서 봉행된다.
 

이날 행사에는 만해 스님의 유족, 재단법인 선학원 임원과 분원장(주지), 국가보훈처(부) 관계자 등 정·관계인사, 일반인 등 약 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는 문도를 대표해 한국불교선리연구원 원장 법진 스님의 헌향과 만해 스님 유족의 헌다로 시작해, 만해 스님 행장 소개, 혼돈의 시대에 민족이 나아가야 할 길을 밝힌 만해 스님의 삶과 정신을 이을 것을 다짐하는 각계 인사의 추모사, 이사장 지광 스님의 추모법어, 참석자 헌화, 청소년문예공모전 시상식, 추모공연 등의 순서로 봉행될 예정이다.


재단법인 선학원은 만해 추모행사를 개최하면서 매년 행사 주제인 표어를 선정해 왔다. 올해 추모행사 표어는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이다.
 

올해 표어는 1926년 발간된 만해 스님의 시집 《님의 침묵》에 수록된 <나룻배와 행인>의 한 구절로, 승려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만해 스님의 높고 강직했던 기상과 숭고한 민족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다.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지광 스님은 ‘만해 한용운 선생 79주기 추모행사’와 관련해 “선학원은 만해 스님을 이념적 구심점으로 설립됐고, 스님의 독립운동과 문인으로서의 집필 활동도 대부분 선학원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일제 강점기의 냉혹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민족의 독립과 진리 구현의 불을 밝히신 우리의 영원한 스승 만해 스님의 높고 강직했던 기상과 숭고한 민족정신을 올곧게 이어갈 수 있도록 79주기 추모행사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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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영 / 문화예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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