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많은 25개국 35개 단체 해외 공연단이 참가
관람객의 기호와 희망 정확하게 반영하면 된다는 가능성 확인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문화의 춤’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4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는 148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명실공히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면서 대한민국 대표 축제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1997년부터 시작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성공은 ‘가장 전통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충실히 증명한 기획이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소지역일지라도 그 지역의 특성과 전통을 잘 아우르고 세계 시장을 향해 정성을 다하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힌트를 주고 있다.
1997년부터 매년 전통문화의 전승과 재현을 통해 문화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시작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매년 9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10월 첫째 주 일요일까지 10일간 개최된다. 이번 ‘2024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공연은 물론, 관람객들이 함께하는 참여·경연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어 흥미를 유발하는데 최적화된 축제였다.
공연 프로그램은 한국탈춤·외국 탈춤·마당극·창작극·자유 참가작 공연·지역 문화예술인 공연·민속놀이·하회마을 행사 등이 망라됐다. 참여 프로그램으로는 탈놀이대동난장·퍼레이드·탈춤배우기·랜덤플레이댄스 우.네.모 등이 있고, 경연 프로그램은 세계탈놀이 경연대회·탈 탈랜트·세계창작탈공모전·탈춤그리기대회 등이 진행됐다. 한마디로 다 함께 보고 듣고 뛰고 노는 800년 역사의 ‘탈춤’이 갖는 문화적 성격을 다 녹여냈다.
특히 ‘2024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국내외 탈춤 공연단을 비롯해 마당극 등 80여 개의 공연과 함께 음식 축제로도 가능성을 넓혔다. 요리전문가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존에서는 지역의 농특산물과 탈춤 속에 등장하는 먹거리 소재를 활용한 탈춤 축제만의 특색있는 음식을 개발하고 저렴하게 판매해 큰 호응을 얻었다.
탈춤 공연장에서 펼쳐진 고성오광대·하회별신굿탈놀이 등 우리 전통 탈놀이와 함께 태국·라트비아·인도네시아·뉴질랜드·대만·말레이시아·일본·폴란드 등 외국 공연단 공연은 국제탈춤 잔치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25개국 35개 단체 해외 공연단이 참가하고, 다양한 탈과 탈춤 콘텐츠를 축제장 전역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물론,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곳곳에서 펼쳐지는 각종 탈춤놀이를 비롯한 토속적인 문화행사가 잔치의 중심을 잡았다.
모든 사람이 탈을 쉽게 착용할 수 있는 공간인 마스크 체인지존을 운영해 행사장 입구에서는 햇빛 가림용 모자탈을 배부하고, 마스크 체인지 존에서는 이벤트 행사를 통해 오방색 탈을 나눠줘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이 쉽게 탈을 착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축제장에 설치된 마스크샵에서는 자신만의 탈을 만들고, 탈춤도 직접 배워보는 시간, 탈을 쓰고 비일상의 공간에서 이색적인 체험을 하는 퍼레이드와 대동난장은 축제의 진정한 일탈과 비일상을 체험하게 했다.
전국의 지자체들이 그 지역만의 전통문화·특산물 등을 중심으로 이벤트를 열고 있다. 개중에는 보다 큰 그림을 가지고 국제무대를 두드려 성공해가는 정기적인 축제·박람회가 더러 있지만, 대다수는 그러하지 못하고 동네잔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볼거리·즐길거리·먹거리가 다양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람객의 희망과 기호를 정확하게 반영하여 성공을 거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주는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더 많은 지방자치단체의 이벤트가 ‘축제 그 이상’의 의미를 품고 대중으로부터 호응을 얻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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