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연분홍빛...
[시]
어달항 공원에 핀 해당화
최 효 열
일출로 가로등 불빛
일어서기까지
붉은 노을이 번지던 어달항
첫 새벽
바닷길을 가르며 가야 할 빈 배
저 홀로 노닐고
작은 파도 소리에도 흔들리는
저, 연분홍빛
어이해 가슴 달구는 향기를 흘리는가
내게 이 봄밤은 길고도 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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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으면 어렵지 않게 어달항 풍경이 그대로 그려진다.
참으로 맑고 투명한 감성을 지닌 시인이라는 것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바다의 푸른 포효를 몸으로 안으면서 해당화 향기에 취했다면
그 누구도 시를 쓰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할 장면이다.
‘내게 이 봄밤은 길고도 긴데’
이 장면을 통해,
시인은 뜨거운 정열을 가진 시인임을 자인한다. 그리고 외로움을 토로한다.
이쯤, 시인은 아리따운 여인의 위로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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