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호의 앵커칼럼] 아직도 여당인 줄 -[뉴스9]

유튜브 월드 / 안재휘 기자 / 2025-07-02 08: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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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처럼 하얗게 살라고, 다시는 죄짓지 말란 뜻으로 먹는 겁니다."  

"너나 잘하세요." 기껏 좋은 말 해줬더니, 돌아오는 말이 곱지 않습니다. 국민의힘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 처지가 그 꼴입니다. 퇴임사에서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을 해체하라는 말이 가장 가슴 아팠다"고 했습니다. '기득권이 변화를 가로막는 당에 미래는 없다'고도 했습니다. 개혁에 대한 평가는 어땠을까요?  "저희 개혁에 대한 점수를 말씀드리면요? '0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을 이끌어내고, 탄핵반대 당론 무효화 등을 촉구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기회주의, 분파주의란 차가운 비판이 당내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대선 패배 후 "살가죽을 벗기는 쇄신"을 말했지만, 털끝 하나 건드리기도 힘들었습니다.  지난 대선 지역 득표를 국회의원 의석수로 환산하면 99석에 불과합니다. 개헌 저지선도 안 되는 거죠. 대선 이후 더 심각한 숫자가 나왔는데도 편안해 보입니다. 갤럽 조사에서 양 당 지지율 격차는 두 배 가까이 됩니다. 다른 조사에서는 텃밭이라는 대구·경북 지지율이 오차 범위안입니다. 대선에 지고 그 후 훨씬 더 크게 지고 있는 겁니다.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영남 출신들이잖아요. 공천만 받으면 항상 될 수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의 변화를 가져오기가 굉장히 어려운 겁니다." 국민의힘 의원 107명 가운데 지역구, 비례대표 영남 출신을 합치면 60%에 가깝습니다. 공천이 다인데, 뭘 복잡하게 생각할까 싶습니다. 발밑부터 무너지면서 '영남 자민련'도 과분한 표현입니다. "약 800km나 되는 바다 때문에 포식자들이 접근하지 못해서 잡아먹힐 걱정은 전혀 없었죠. 자신들을 방어할 필요가 없었기에 비행 같은 것에 에너지를 쓰는 것은 낭비나 다름없었을 것입니다." 천적이 없어 날 필요조차 없었던 도도새는 어찌 됐을까요? 멸종하고 맙니다. 국민의힘이 딱 그 모양새입니다. 죽는지 뻔히 알면서도 '악'소리 하나 내지 않는 '침묵'의 정당. 김용태 전 위원장이 가장 가슴 아팠다던 말이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들 아는 정답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7월 1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아직도 여당인 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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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휘 / 대표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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