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공무원, 기초연금 사각지대에 갇히다

뉴스 Hot / 김백 기자 / 2026-02-23 09:03:53
퇴직일시금 수령자, 기초연금 혜택에서 제외
저연금 퇴직 공무원 1만 3000명 이상 빈곤 위기
해외 선진국, 기초연금 보편적 권리로 보장
전문가들, 기초연금 제도 재검토 촉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퇴직 공무원들이 기초연금에서 소외되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과거 공무원 퇴직일시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서 제외되어 빈곤층으로 내몰리고 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퇴직 공무원은 20년 이상 공직에 헌신했지만, 현재는 작은 직장에서 소액의 소득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기초연금을 신청했으나, 과거 퇴직일시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본인과 부인 모두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퇴직 공무원은 "실제 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충분히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되는데 왜 과거의 직업을 이유로 차별을 당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정부가 발표한 2026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 기준 월 247만 원, 부부가구는 월 395만 2000원이다. 이는 중산층 노인들까지 기초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기준이 완화됐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월 수령액이 100만 원도 안 되는 저연금을 받거나 일시금을 소진한 퇴직 공무원들에게는 여전히 남의 나라 이야기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직역연금을 받으면서도 월 수령액이 100만 원에 못 미치는 저연금 수급자는 1만 3000명을 넘는다. 여기에 연금이 아닌 일시금을 선택해 자금을 소진한 이들까지 포함하면 사각지대의 규모는 더욱 커진다. 해외 선진국들은 직역연금 수급자라고 해서 기초연금을 배제하지 않으며, 기초연금을 모든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학계와 전문가들은 기초연금 제도의 운영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회보장 전문가들은 "2026년 기준인 월 247만 원보다 실질 소득이 낮은 노인이라면 과거 직업과 상관없이 국가가 최소한의 품위 있는 노후를 보장하는 것이 복지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한다. 정부 산하 기초연금 적정성 평가위원회도 직역연금 수급 여부와 관계없이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경우 기초연금 수급자로 포괄해야 한다는 개선안을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법 내 특정 직군 배제 조항을 개정해 사각지대에 놓인 퇴직 공무원과 그 가족들이 보편적 노후 소득보장 체계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정치권과 정부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이는 공직 사회의 사기를 높이고 사회적 형평성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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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 /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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