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석축성벽, 대구 팔거산성에서 그 비밀을 드러내다

민족·역사 / 안진영 기자 / 2025-11-13 09:29:55
국가유산청, 신라시대 석축성벽 양식 발굴 발표
체성부 조사 통해 신라와 고려시대 성벽 중복 확인
함지산 자재로 축조된 독특한 성벽 양식 주목
발굴성과 바탕으로 유적 보존 및 활용 방안 마련 예정

대구 팔거산성에서 신라 최초의 석축성벽 양식이 확인됐다. 국가유산청과 대구광역시 북구청은 11월 13일 오후 2시 발굴현장에서 이를 설명하는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대구 팔거산성 3차 발굴조사에서 신라시대의 석축성벽 양식을 확인했다고 13일 발표했다. 대구 팔거산성은 함지산 정상부에 위치한 테뫼식 산성으로,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와의 전투에서 수도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축조한 석축산성이다. 이번 발굴에서는 서문지와 곡성1의 서북쪽으로 이어지는 구간의 체성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 대구 팔거산성 3차 발굴조사 대상구역 전경(직상방)

 

조사 결과, 체성은 최소 두 차례에 걸쳐 축조됐으며, 신라시대에 축조된 성벽 상부에 고려시대에 개축된 성벽이 중복돼 있었다. 초축 체성의 외벽 하부는 편축식으로, 상부는 협축식으로 쌓아 올려졌다. 외벽의 하부 성벽은 길이 약 46미터, 최고 높이 6.3미터로 허튼층 뉘어쌓기 방식으로 축조됐다. 내벽은 길이 약 55미터, 최고 높이 2.4미터로 외벽 하부와 비슷한 경사도로 축조됐다.

 

특히, 체성 외벽 하부와 내벽, 곡성2 등 초축 성벽에서는 2.3~2.7미터 간격의 세로 구획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성곽 축조에 동원된 집단별로 각 구간을 분업 축조했음을 보여준다. 체성에 사용된 자색이암과 응회암은 함지산에서 쉽게 채석할 수 있는 재료로, 동일한 색상의 자색이암만으로 축조한 구간이 존재한다.

 

 

현장설명회는 누구나 별도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화랑문화유산연구원에 문의하면 된다. 국가유산청은 대구광역시 북구청과 함께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발굴조사의 성과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적의 진정성 있는 보존과 활용 방안을 수립하고, 대구 팔거산성 발굴성과를 국민과 관계 전문가들에게 지속적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신라시대의 국방유적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대구 팔거산성의 석축성벽 양식은 신라의 방어 전략과 건축 기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유적의 보존과 활용 방안이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유산청과 대구광역시 북구청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유적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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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영 / 문화예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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