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4년 이후 정확히 100년 만에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을 놓고 전세계적으로 논란이 야기되면서 거센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수상 퍼레이드 행사중에는 여장 남자(드래그퀸) 공연자들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 속 예수의 사도로 등장한 장면을 두고 기독교계가 크게 반발하자 대회 조직위원회가 서둘러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29일(한국시간)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 앤 데상 대변인은 "해당 장면에 만약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와우, 이거 전세계에서 역풍이 거셉니다 [강미은TV 방구석외신] (youtube.com)
문제의 공연은 센강을 따라 여러 장소에서 펼쳐진 공연 중 하나로, 개막식 중반부에 등장했다. 개막식 총괄 연출자인 토마스 졸리는 긴 식탁 뒤쪽을 중심으로 성소수자를 대변하는 공연자를 다수 배치했다. 이 중 무대 가운데 배치된 공연자는 머리 위에 후광으로 보이는 장식을 달고 있었다.
이는 예수가 수난을 당하기 전날 자신의 제자 12명과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묘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뒤이어 등장한 프랑스 가수 필리프 카트린느는 망사 옷 차림으로 식탁 위에 누워 '벌거벗은(Nu)'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불렀다.
프랑스가 가진 풍자적 전통을 강조하려는 의도였지만 일각에서는 종교적 감수성을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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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잘린 마리 앙투아네트 분장을 한 합창단 공연. |
또한 프랑스 혁명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가 투옥됐던 콩시에르주리 건물에서 진행된 공연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앙투아네트로 분장한 합장단이 이같은 역사를 토대로 참수된 그의 머리를 들고 노래를 부른 장면은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기괴하다는 부정적 평가일색이었다.
이밖에 올림픽기를 휘두르고 창백한 모습의 말을 탄 사람의 영상도 문제가 됐다. 이는 요한계시록 6장에 등장하는 네번째 창백한 말로 사망과 굶주림을 뜻하는데 향후 지구상에 일어날 대량 기근과 죽음을 전세계인들에게 노골적으로 암시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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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6장에 등장하는 창백한 말을 탄 자의 영상. |
조직위원회는 종교계의 반발에 유감을 드러내면서도 "공동체의 '톨레랑스'(관용) 정신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어떤 종교계든 무시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며 "이 의도가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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