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궁중과 상류층의 생활상 반영한 유물
통영의 전통 나전기술과 제작 양식 결합
고종과 서양 선교사 관계의 역사적 증거물
19세기 말 고종이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에게 하사한 궁중가구 '나전산수무늬삼층장'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이 유물은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화려한 나전 무늬와 경남 통영의 제작 양식이 특징이다.
국가유산청은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이 소장한 '나전산수무늬삼층장'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 삼층장은 소나무, 나전, 금속으로 만들어졌으며, 크기는 가로 114.9cm, 세로 54.6cm, 높이 180.3cm다. 아펜젤러는 1885년 조선에 입국해 배재학당을 설립하고 고종으로부터 이 삼층장을 하사받았다. 그의 외증손녀 다이앤 크롬 여사는 2022년 이 유물을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삼층장은 조선 후기 왕실과 상류층 사이에서 유행했으며, 왕실 자녀의 분가나 출가 시 필수품으로 준비됐다. '나전산수무늬삼층장'은 고급 재료와 정교한 기술이 결합된 대형 가구로, 19세기 말 궁중과 상류층에서 사용된 삼층장의 양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특히 경상남도 통영 가구의 전형적인 특징을 갖고 있어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가 높다.
이 삼층장은 전통 회화와 공예가 결합된 산수문과 산수인물문을 중심으로 다양한 나전 무늬로 장식되어 있다. 정면에 설치된 6개의 문짝 안쪽은 밝고 화려한 색채의 괴석화훼도로 장식되어 있다. 또한, 통영 지역 고유의 제작 양식과 전통 나전기술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전통가구 연구 자료로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
'나전산수무늬삼층장'은 대한제국 황실과 서양 선교사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로, 유사한 크기와 제작 양식을 갖춘 삼층장이 국내외에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역사적·문화유산적 가치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민속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조사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에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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