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표]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매력적인 사람 다섯 가지 태도

사상과 철학 / 안재휘 기자 / 2024-06-16 16:43:30
<2751>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1. 혼자서도 안정적으로 잘 지낸다. 2. 솔직하되 신중하다. 3. 자기 자신을 믿는다. 4. 뒤끝을 부리지 않는다. 5. 흘려보낼 줄 안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인간은 시기심을 행복의 적이고, 우리의 숨통을 막으려는 사악한 악마로 봐야 한다.
-안 좋은 감정으로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가진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들도 불편해하지 않도록 배려할 줄 안다.

 

 

우리들의 삶은 태도라고 말할 수 있다. 한순간 한순간 살아가느냐, 죽음으로 밀려가느냐는 건 태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그것을 마주한 인간의 역량을 측정하는 시험(試驗)이다.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은 가치중립적이다. 그것들은 행운이고 동시에 불행이다. 그것들은 희망이며 절망이다. 그러나 내가 그 사건·사고에 대하는 태도에 따라, 그것이 행운이 되기도 하고 불행이 되기도 할 것이다.

 

태도(態度)는 곰()의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헤아리는 마음이다. 어제에 이어,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매력적인 사람 다섯 가지 태도에 대해 말하려 한다. 그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실질적으로 필요한 인문적 통찰이다. 우리들의 일상적 삶에 적용 가능하다. 내가 보는 모든 것은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다. 태도(attitude)의 문제이다.

 

1. 혼자서도 안정적으로 잘 지낸다.

관계에 얽매이거나 매달리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을 줄 알고, 나만의 행복을 느끼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남 눈치 안 보고, 시선 의식 안 하면서 일상의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다른 누구에게 기대서가 아니라, 온전히 자신이 가진 그 자체의 빛을 뿜어낸다.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할까? 결혼을 했든 혼자이든, 성공을 했든 실패를 했든,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괴로움 없이 마음 편하게 사는 거다. 수분자안(守分自安)이다. 나의 '만트라'인 이건 '자신의 분수를 지키면서, 편안히 지낸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삶의 중심을 잘 잡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 여긴다.

 

나의 만트라로 늘 외우는 비슷한 것이, '안분지족(安分知足)'이다. 이 말은 '자신의 처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을 알자'이다. 도덕적 윤리적으로 인격이 높은 덕망 있는 사람은 스스로의 잣대로 오만(傲慢)에 빠지거나 자만(自慢)하지 않고, 크고 작은 일을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삶의 아름다운 향기가 풍긴다. 이렇듯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욕심을 버리고 만족할 줄 아는 삶이야말로 '멋진' 삶이 아닐까?

 

안분지족은 노자 <<도덕경>> 44장의 다음 문장을 소환한다. "知足不辱(지족불욕) 知止不殆(지지불태) 可以長久(가이장구)" 이 말은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치욕을 당하지 않고, 적당할 때 그칠 줄 아는 사람은 위태로움을 당하지 않으니 오래오래 삶을 누리게 된다'이다.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구절이다. 만족()을 알고 그치는() 것이 내 몸을 살리고, 내 정신을 행복하게 하는 최고의 해답이다. 이 구절을 가지고 노자의 철학이 소극적이고 허무적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문장의 주체는 성공한 귀족이거나 권력자이다. 이미 성공이라는 문턱에 다다른 사람에게 하는 경고이다. 자신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고, 더 큰 탐욕을 보일 때 벌어지는 참사에 대한 경고이다.

 

2. 솔직하되 신중하다.

진심을 솔직하게 말할 줄 알고, 말과 행동에 진심을 담는 법을 아는 가식적이지 않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말을 꾸미거나 과장하거나, 억지로 포장하는 법이 없다. 솔직하되 멋대로 굴지 않고 다른 사람 말은 함부로 옮기지 않으며 자신의 불평이나 불만을 주변으로 바이러스처럼 퍼뜨리지도 않는다.

 

솔직하되 신중하고, 사려가 깊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감정과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사려 깊은 사람은 항상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염두에 두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은 좋아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이다. 그리고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을 한다. 바로 칭찬과 격려, 이해와 배려이다. 사려 깊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감정과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존중해 줘야 하고,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도 내가 필요로 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우리는 이기적인 '역지사지' , 내가 필요할 때만 '역지사지를 하지 않는다고 남 탓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사려 깊은 마음 씀씀이로 이기적인 '역지사지'가 아닌, 이타적인 '역지사지'로 더불어 행복하여야 한다.

 

3. 자기 자신을 믿는다.

남들 마음에 들고 싶다는 생각이나 남을 실망시키면 안 되는 부담을 갖지 않는 사람이다. 남들한테 인정받으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신이 느끼는 생각과 가치에 더 중심을 두는 것이다. 자신이 부족한 점을 알고 인정도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믿을 줄 아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남과 비교하는 대신 자신만의 기준을 따른다.

 

내가 불행하면 자꾸만 타인에게 관심이 생긴다. 그러니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타인을 시기하지 말 일이다. 인간의 시기심은 그들이 얼마나 불행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기심은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감정인 동시에 죄악이고 불행이다. 인간은 시기심을 행복의 적이고, 우리의 숨통을 막으려는 사악한 악마로 봐야 한다. 그러니 자신의 것을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하지 말고 기뻐하라. 남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괴로워하는 자는 결코 행복해지지 못한다. 많은 사람이 나보다 앞서 있는 것 같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너보다 뒤쳐져 있는지 생각하라. 인간은 자신보다 사정이 나아 보이는 사람보다 사정이 나쁜 사람을 살펴야 한다. 가기 스스로 만족하고 자신만이 전부인 사람에게는 '나는 모든 것을 몸에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확실한 행복의 특성이 있다. 결국 행복은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에게 있다. 왜냐하면 조금이나마 믿을 만한 사람은 다른 누구보다도 아닌 자기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따르는 고충, 불이익, 위험, 불쾌감은 아주 크고 피할 길이 없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것을 자신에게 줘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이 많을수록, 기쁨의 원천을 자신 안에서 찾을수록 우리는 행복해진다. 행복은 스스로 만족하는 이의 것이다. 어울리려고 애쓰지 마라. 나이 들수록 혼자가 더 행복하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4. 뒤끝을 부리지 않는다.

누군가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해서 불편한 상황일 때, 문제를 지적하더라도 예의를 잃지 않으며, 무엇보다 그 문제를 오래 마음에 담아 주지 않는다. 스스로를 위해 쓸데없는 감정을 길게 끌고 가지 않고, 건강한 방법으로 훌훌 털어낼 줄 아는 사람이다. 안 좋은 감정으로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가진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들도 불편해하지 않도록 배려할 줄 안다.

 

나는 너무 눈앞의 것만 바라보지 않고, 눈을 들어 멀리 보려고 한다. 김 목사에 의하면, “현실에 압도되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신앙은 현시점만이 아니라 좀 더 높은 데서 바라보게 한다. 그러면 전망이 달라지고, 일상의 자잘한 일 때문에 감정이 격동하는 일이 줄어들어 성공했다고 날뛰지 않고, 실패했다고 세상이 무너진 듯 좌절하지 않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그는 매사 의미 있는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니, 친구들과 마음의 짐을 풀어놓고 농담하고, 수다 떨고, 킬킬거리며 숨구멍을 열어 주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에게는 우정의 연대가 더욱 절실한 시대이다. 나에게는 그 시간이 친구들과 편안하게 와인 마시는 시간이다. 그런 공간을 가지고 있어 나는 개인적으로 행복하다.

 

5. 흘려보낼 줄 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그에게 왜 그렇게 됐고, 누구 때문에 그런 건지 등을 따지고 과도하게 해석하면서 씨름하지 않는다. 모든 일이 뜻대로 흘러가는 삶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내려놓을 때는 내려놓을 줄 아는 것이다. 결국 지나갈 것이라는 걸 알기에 지나간 일에 매달리기보다는 앞으로 바라보며 나아가는 사람이다.

 

다 지나간다. 그것도 빠르게. 여기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문장이 소환된다. 라틴어로는 hoc quoque transibit(호크 쿼케 트란시비트)라 읽는다. 이를 영어로 하면 이렇다. This too shall pass away. 히브리어로는 '감 쩨 야아보르'라 한다. 최고의 부와 권력을 누린 고대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은 오만해 빠진 자신의 신하에게 이런 부탁을 한다. "왕인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딱 하나 있다. 이 세상에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마술 반지가 있었다. 그 반지는 슬픈 사람을 기쁘게 하고, 기쁜 사람을 슬프게 하는 반지이다. 6개월의 시간을 줄 테니 구해 오너라." 6개월이 거의 다 되어도 그 반지를 찾지 못한 신하는 막판에 한 노인으로부터 반지를 하나를 얻는다. 그 반지에는 히브리어로 '감 쩨 야아보르'의 첫 세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 말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솔로몬은 자신이 가진 모든 권력, 재산 그리고 지혜까지도 덧없는 인생의 한 부분이며, 언젠가는 흙으로 사라지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슬픔이 그대의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면 그대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그대에게 미소 짓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할 때 근심 없는 날들이 스쳐 갈 때면 세속적인 것들에게만 의존하지 않도록 이 진실을 조용히 가슴에 새겨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인생만사 새옹지마와 같다. 승리의 교만도 절망의 좌절도 다 지나간다.

 

오늘 아침 사진은 메꽃이다. 메꽃과 나팔꽃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팔꽃은 외국에서 들여온 꽃이지만 메꽃은 우리나라 산천 어디에서나 스스로 자란다. 나팔꽃 잎사귀는 둥근 하트 모양이지만 메꽃 잎사귀는 길쭉한 쟁기처럼 생겼다. 들길에서 나팔꽃과 비슷한 연분홍 꽃을 만났다면 메꽃이라고 보면 된다. 시집살이로 고생하는 며느리를 기름진 밭에 메꽃 같은 며느리"로 위로하는 조선시대 시조도 있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메꽃과 호박꽃을 들기도 했다. 키 큰 명아주 줄기를 타고 메꽃이 한 송이 불을 밝혔다. 그 존재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무방한, 참으로 아득한 것이다. 무욕무취의 세계는 메꽃을 닮았다. 있는 듯 없는 듯 사랑하기란 쉽지 않다.

 

 

메꽃/이안

 

뒤뜰 푸섶

몇 발짝 앞의 아득한

초록을 밟고

키다리 명아주 목덜미에 핀

메꽃 한 점

건너다보다

 

문득

저렇게,

있어도 좋고

없어도 무방한

것이

 

내 안에 또한 아득하여,

 

키다리 명아주 목덜미를 한 번쯤

없는 듯 꽃 밝히기를

 

바래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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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표 교수

<필자 소개>

 

박한표 교수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경희대 겸임교수 )

 

공주사대부고와 공주사대 졸업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석사취득 후 프랑스 국립 파리 10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대전 알리앙스 프랑세즈 프랑스 문화원 원장대전 와인아카데미 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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