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두 유령』 -스티븐 스커러넥 外

문화·예술 / 안재휘 기자 / 2025-08-30 23:25:49
-“트럼프 대통령을 단순히 돌출된 인물이 아니라, 오늘날 대통령직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
-“헌법에 집착하는 것이 문제…정치적 해결책이 고갈된 현실을 직시해야”
-“단일 행정부와 딥 스테이트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제도적 배치와 혁신이 필요”

 

 

파괴된 민주주의와 곤경에 처한 체제를 되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신간 두 유령'(이매진)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사례로 삼아 미국 민주주의의 현재와 과거를 깊이 있게 분석하는 이 책은 딥 스테이트단일 행정부라는 두 가지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미국 정치의 현실을 조명한다.

 

저자들인 세계적인 대통령학 권위자 스티븐 스커러넥(예일 대학교 정치학·사회과학 석좌 교수), 존 디어본(밴더빌트 대학교 정치학과 조교수), 데스먼드 킹(옥스퍼드 대학교 너필드 칼리지 연구 교수 겸 미국정부학 석좌 교수)대통령 직위를 둘러싼 제도 배치가 민주주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며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직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외적인 인물이 아니라, 변화하는 대통령직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보고 있다.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을 단순히 돌출된 인물이 아니라, 오늘날 대통령직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딥 스테이트는 원래 튀르키예나 이집트 등에서 정치를 통제하는 군부 세력을 가리키는 용어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행정부 내에서 대통령과 대립하는 비밀 네트워크로 확장해 해석했다. 이는 심층 국가로도 번역될 수 있다. 반면, ‘단일 행정부이론은 대통령과 행정부가 하나의 단위로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 양극화와 파당 정치를 배경으로 대통령이 모든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체제가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한다. 정당과 대통령 행정부를 초월하는 밀집된 행정 기구에 기반한 딥 스테이트 음모론과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직접적 관계를 강조하는 단일 행정부 이론민주적 책임성(accountability)’을 매개로 연결된다.

 

저자들은 이런 논의를 배경으로 2풀려난 유령들에서 단일 행정부와 딥 스테이트 사이에 벌어진 대결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5참모진의 심층에서는 공화당 기득권 세력과 포퓰리스트 반란 세력이 맞붙은 백악관 참모진을 돌아본다. 딥 스테이트는 무역 협정 초안을 훔치고 충성파가 보낸 서한을 중간에 막아선다. 6규범의 심층은 대통령이 내린 지시와 정부 기관이 수행하는 행동이 충돌하는 장면을 묘사한다. 대통령은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한 문제와 힐러리 클린턴을 기소하는 사안을 두고 연방수사국하고 충돌하는데, 트럼프가 볼 때 자기 뜻을 거스르는 이들은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미국을 망치는 딥 스테이트 도당일 따름이었다.

 

7지식의 심층에서는 단일 행정부와 과학이 부딪친다. 트럼프는 정치에 상관없이 중립 지대에서 존중받아야 하는 과학에 개입한다. 기상 예보와 환경 규제를 둘러싸고 기상청과 환경보호청을 겁박하며, 자기가 선호하는 정책에 안 맞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농무부 산하 국립식량농업연구소와 경제연구소를 워싱턴에서 캔자스시티로 쫓아낸다. 대통령이 보유한 임면권을 둘러싼 갈등은 8임명의 심층에서 조명한다. 트럼프는 대행이 좋다는 말까지 하면서 전문성, 경력, 독립성이 아니라 충성도를 기준으로 사법부와 정보기관을 비롯한 여러 국가 기관을 좌지우지한다. 9감독의 심층에서 단일 행정부는 의회를 상대로 싸운다. 의회가 주도한 탄핵 과정에서 많은 하위 공무원이 증언에 나서자 트럼프는 딥 스테이트가 마침내 실체를 드러내고 선거로 당선한 대통령을 쫓아내려 마녀사냥을 벌인다며 여론전을 펼친다.

 

저자들은 헌법에 집착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정치적 해결책이 고갈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단일 행정부와 딥 스테이트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제도적 배치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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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휘 / 대표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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