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퇴직연금 시장에 새 바람 불어넣는다

뉴스 Hot / 김백 기자 / 2026-06-23 12:34:27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으로 민간 금융기관 경쟁 촉진
낮은 수수료와 높은 수익률로 국민에게 이익 제공
공공기관 개방형 모델로 중소기업과의 마찰 최소화
청년 첫 보험료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추진 예정

국민연금공단이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에 참여하면 민간 금융기관 간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3일 온라인 설명회에서 국민연금의 참여가 퇴직연금 시장에 메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설명회서 발언 중인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 이사장은 "기금형 퇴직연금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거대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성과를 낸 국민연금의 참여는 필수"라며 국민연금의 역할을 설명했다. 고용노동부와 노동계, 경영계가 참여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태스크포스(TF)는 개인과 기업별로 흩어진 퇴직연금을 하나로 묶어 전문가 집단이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김 이사장은 이 합의를 두고 "역사적 의미가 있는 합의라고 본다"며 "이재명 정부 5년의 최대 치적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기금형 퇴직연금 사업에 참여하면 국민들에게 더 낮은 수수료와 더 높은 수익률로 연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존 퇴직연금 사업에서 수탁자 책임이 약하다는 가입자 불만이 많은데, 공단의 참여가 결정되면 퇴직연금 가입자의 이익을 위해 현재 국민연금 수준의 수탁자 책임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온라인 설명회

 

현행 '계약형' 퇴직연금은 수익률이 낮은 수준이다. 2025년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501조 4000억 원으로 성장했으나, 전체 적립금의 75.4%인 378조 1000억 원이 수익률 3% 안팎의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다. 이 때문에 가입자 절반의 연간 수익률은 2%대에 그친다. 특히 작년 기준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6.47%로, 이는 같은 기간 국민연금이 증시 호황에 힘입어 거둔 수익률(18.80%)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한, 민간 퇴직연금의 수수료를 뜻하는 비용 부담률은 0.336%지만,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비용률은 0.089%에 불과하다. 김 이사장은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500조 원, 수수료는 2조 원 규모인 반면 국민연금은 기금 1600조 원에 수수료가 3조 원"이라며 "가성비로 따지면 국민연금이 기금형 퇴직연금 사업에 참여할 경우 기존 대비 3분의 1 정도의 수수료에 3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사업에 참여하면 '공공기관 개방형'으로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근로복지공단이 중소기업 대상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으므로, 국민연금은 조기 안착을 위해 퇴직연금의 새로운 공공적 모델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단은 민간 시장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중소기업 대상 제도와 중복되지 않는 대안으로 공공기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기관 개방형 모델을 만든 바 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퇴직연금을 운용하면 기존 국민연금기금과는 당연히 분리해서 별도 계정으로 운용할 것"이라며 "공공기관 개방형은 비영리 서비스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기금의 소진 시기를 충분히 늦출 수 있는 만큼 구조개혁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민연금은 모수개혁으로 기금 소진 시기를 늦췄고, 최근에 수익률도 올라 기금 소진 시기를 늦추게 됐다"며 "국가가 저소득층 보험료 등 지원을 더 보태면 21세기 말까지 기금 소진 걱정 없는 제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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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두고는 "시장의 추이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1월 회의에서 투자 비중이 목표에서 벗어났더라도 기계적인 매도(리밸런싱)를 유예하게 했는데, 5월 회의에서의 결정에 따라 다음 달이면 이 조치가 해제된다. 

 

김 이사장은 리밸런싱 종료로 시장에 대규모 매물이 출회할 거라는 전망과 관련한 질문에는 "국민연금은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공공성의 원칙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하반기에 청년 첫 보험료 지원, 치매 공공 신탁,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첫 보험료 지원은 2027년 1월 1일 개정 국민연금법 시행 이후 만 18세가 되는 2009년생부터 적용받는다. 적용 인구는 약 45만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국민연금 기준소득월액의 하한액(41만 원)에 해당하는 1개월분 보험료 4만 1000원을 받게 된다. 

 

김 이사장은 "보험료 지원은 청년의 미래 준비를 개인에게만 맡기지 않고 국가가 나서서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치매안심 재산관리서비스는 시범사업을 통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기금형 퇴직연금 참여는 수익률과 수수료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는 국민의 노후 소득 보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연금의 참여가 퇴직연금 시장에 미칠 영향은 앞으로의 정책 방향과 실행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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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 /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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