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내가 궁금할 땐 뇌과학』 -호르헤 챔/드웨인 고드윈

문화·예술 / 안재휘 기자 / 2025-11-16 01:13:32
인간 행동의 미스터리 해부하며, 뇌가 만들어내는 감정과 선택의 메커니즘 파헤쳐
“분노 상태에서 내뱉은 말은 편도체의 명령이지 전두엽의 판단이 아니다”
-혐오가 과거에는 생존을 위한 진화적 산물이었지만, 현재는 집단 갈등을 증폭시키는 독소로 작용한다고 지적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편도체가 활성화됐다”고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동을 제어할 첫걸음이 된다.

 

 

인간은 왜 후회할 줄 알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 갈등에 빠지거나, 과거의 부끄러움은 선명히 기억하면서도 눈앞의 열쇠 위치는 잊어버리는 모순적인 순간들. 사랑에 빠져 집착하거나 특정 집단을 배척하는 심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최근 출간된 책 내가 궁금할 땐 뇌과학’(알에이치코리아)은 이러한 인간 행동의 미스터리를 신경과학으로 해부하며, 뇌가 만들어내는 감정과 선택의 메커니즘을 파헤친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에서 연구해 온 로봇공학자 호르헤 챔과 신경과학자 드웨인 고드윈이 공동 집필한 이 책은 사랑·혐오·자유의지 등 11가지 주제로 뇌의 작동 원리를 탐구한다. 특히 분노와 혐오의 생물학적 기반을 파헤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저자인 로봇공학자 호르헤 챔과 신경과학자 드웨인 고드윈은 분노, 혐오, 자유의지 등 11가지 주제를 통해 뇌의 작동 원리를 분석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분노와 혐오의 생물학적 기반이다. 인간의 분노는 단순히 마음의 문제가 아니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위협 상황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이 편도체를 자극해 전두엽 기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킨다. 이로 인해 투쟁-도피 반응이 활성화되며, 평소라면 자제했을 공격적 행동이 표출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분노 상태에서 내뱉은 말은 편도체의 명령이지 전두엽의 판단이 아니다라며 충동적 행동이 반복될수록 뇌의 보상 체계가 강화돼 분노가 습관화된다고 경고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혐오가 중독성 강한 쾌락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이다. 실험쥐 연구에서 다른 개체를 공격할 때마다 복측피개영역(VTA)이 활성화되며 도파민이 분비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인간 사회에서도 백인우월주의자들이 타인종을 배제할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증언한 사례는 혐오가 사회적 우월감과 결합해 뇌에 보상 신호를 생성하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저자들은 혐오가 과거에는 생존을 위한 진화적 산물이었지만, 현재는 집단 갈등을 증폭시키는 독소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SNS 중독처럼 분노와 혐오도 반복될수록 뇌에 각인되어 쉽게 폭발한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전두엽 기능 강화 훈련(분노 조절 장애 치료)이나 교육으로 편도체 과잉 반응 억제(혐오 발언 방지) 등을 제시한다.

 

이 책은 뇌과학을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자기 성찰의 도구로 제안한다. 예를 들어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편도체가 활성화됐다고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동을 제어할 첫걸음이 된다.

 

뇌과학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20만 명이 넘는 수강생을 보유한 과학 멘토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는 엑소쌤(이선호)이 책을 읽고 나면 뇌의 구조와 기본적인 작동 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억력 향상법, 행복한 삶에 이르는 비결 등 일상을 윤택하게 해주는 실용적인 지식도 얻을 수 있다면서 사랑, 행복, 죽음과 같은 주제를 깊이 탐구하다 보면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자신을 이해하고, 성찰하며, 더 나은 변화를 모색하도록 이끄는 여정으로 안내해줄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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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휘 / 대표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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