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운지구 '녹지생태도심'으로 재탄생

지역 / 김백 기자 / 2025-11-18 11:34:36
종묘 앞 세운4구역, 대규모 도심공원으로 변신
북악산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녹지축 완성 목표
노후 건축물 97%의 세운지구, 안전과 환경 개선 시급
서울시, 민간 재개발사업 규제 완화로 녹지 확대 추진

서울시는 18일 서울 종묘 앞 세운4구역의 재개발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세운지구를 '녹지생태도심'으로 재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은 종묘의 문화재적 가치를 높이고 도심의 녹지축을 완성하기 위한 것으로, 세운상가군을 철거하고 대규모 도심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33회 정례회 시정질문에 참석, 세운4구역 재개발과 관련된 자료를 들고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2년 4월 발표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일환으로 세운재정비 촉진지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북악산에서 종묘와 남산을 잇는 녹지축을 완성하고, 100만 제곱미터 이상의 신산업 인프라와 약 1만 세대의 도심 주거단지를 조성해 세운지구를 직장과 주거가 혼합된 '활력창조도심'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는 서울 도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재생·보존 중심으로 정책이 전환되면서 변화의 동력을 잃었다. 

 

현재 세운지구에는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 97%에 달하며, 붕괴·화재에 취약한 목조 건축물도 57%에 이른다. 특히 소방시설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건축물이 40% 이상이며,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도로도 65%에 달해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세운지구를 바라본 시뮬레이션(사업시행계획 인가 완료된 구역 포함)

 

서울시는 세운지구를 '쾌적하고 건강한 녹지생태도심'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민간 재개발사업의 용적률·높이규제를 완화하고, 확보한 개발이익을 활용해 세운상가군을 단계적으로 공원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광화문광장의 3배 규모에 달하는 녹지(약 13만 6000제곱미터)가 확보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북악산에서 창덕궁과 창경궁, 종묘, 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축이 조성되고, 종로에서 퇴계로에 이르는 상가군이 녹지로 전환되면 도심의 동서 간 흐름도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가결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은 민간부지에 약 1만 3100제곱미터의 개방형녹지를 조성해 종묘광장공원 건너편 일대를 시민을 위한 열린 녹지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세운상가군을 공원화하기 위해 상가군 매입비용 약 968억 원을 확보해 도심공원 조성의 기반을 마련했다.

 

세운4구역의 높이 계획 변경에 대해 서울시는 규정에 어긋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세운지구는 종묘 문화재 보호구역으로부터 약 180미터 떨어져 있어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포함되지 않으며, 경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시의 앙각 기준(27도)을 세운지구까지 확대 적용했다. 이에 따라 종로변은 98.7미터, 청계천변은 141.9미터로 높이를 계획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운지역 재개발 사업은 종묘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녹지축을 조성해 종묘의 역사적·문화재적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종묘로 향하는 생태적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서울의 숨결을 바꾸고 도심을 재탄생시키는 사업"이라며 "역사의 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미래의 문을 활짝 여는 세운 지역의 변화는 강북 전성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이번 계획은 종묘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도심의 녹지 공간을 확장해 시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서울 도심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역사와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의 발전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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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 /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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