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재개발, 종묘 세계유산 지위 위협

민족·역사 / 김백 기자 / 2025-11-07 14:21:49
최휘영 장관, 종묘 방문해 보존 대책 발표
서울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건축물 높이 변경
대법원, 문화재보호조례안 의결 무효 소송 원고 패소
문화유산 보존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필요성 대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7일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에서의 개발 규제 완화 조례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서울 종묘를 찾아 전경을 점검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의 세운상가 재개발 계획이 종묘의 세계유산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1월 7일 종묘를 방문해 이와 관련한 입장과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10월 30일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의 건축물 최고 높이를 70m에서 145m로 변경하는 계획을 고시했다. 이에 따라 종묘의 경관이 훼손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월 6일 대법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서울특별시문화재보호조례중 개정조례안 의결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최 장관은 "종묘는 조선 왕실의 위패가 모셔진 신성한 유산이며,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유산 1호의 상징적 가치를 가진 곳"이라며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과 세계유산의 보존ㆍ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필요할 경우 새 법령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허민 국가유산청장에게 국가유산청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신속히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최 장관은 "문화강국의 자부심이 무너지는 이런 계획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대한민국 문체부장관으로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으로 1995년 12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과 더불어 한국의 첫 세계유산이다.

유네스코는 올해 4월 서울시에 재정비사업이 종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전체 계획에 대한 유산영향평가(HIA)를 받으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종묘의 세계유산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문화유산의 보존은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닌, 미래 세대에게 전할 중요한 자산임을 인식하고,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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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 /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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